모래알
버스 정류장
모래알
만 원짜리 지폐 하나가
반이 접힌 모양으로
땅 바닥에 있다
누군가가 흘리고 간 것이지
저것을 주워볼까,
땅에서 주운 것을 누가 뭐랄까
생각해 보지만
그것도 절도라고 TV 가 말했었지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고
나만 의식하는 만 원은 계속 거기에 있다
버스가 왔을 때 얼른 주워서
버스를 타겠노라
절도를 하겠노라
오는 버스를 바라보며 몸을 숙인다
순간 헛웃음이 난다
만 원 지폐가 나뭇잎으로 변했다
도둑이 되고 싶은 나를 놀렸다
얼른 버스에 올라타고 앉아
만 원짜리가 무성한
나무들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