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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Jun 21. 2022

프랑스 파리에 대한 환상

프랑스적인 삶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프랑스 그리고 파리라는 도시에 대한 환상을 품게 할까 궁금했다. 생각해보면 그곳에 살 때도, 살지 않을 때도 나 역시 나름의 환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다만 살아보고 나니 환상에 대한 관점에 차이가 생겼다는 것이 다를 뿐. 그래서 언젠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파리에 대한 환상과 나의 환상에 대한 감상을 기록으로 남겨보고 싶었다. 


photo © Bonheur Archive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의 꿈과 낭만의 종착지는 대부분 파리다. 실제로 살아보기 전에는 동감했고, 살아보고 난 후에는 궁금했다. 도대체 왜, 무엇이 그토록 파리와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건지.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나 넷플릭스 시리즈 <에밀리 인 파리>를 보면 사람들이 품고 있는 파리에 대한 단편적인 환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살아보기 전 내가 그린 파리 라이프도 드라마와 똑같았다.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는 여주인공이 파리로 가고 싶다는 열망 때문에 죽음에 이르기도 할 만큼 파리는 누군가에게는 열렬하게 갈망하는 곳이다. 감사하게도 기회가 주어져 실제로 살아보니 파리는 정말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도시였다. 단, 그 삶이 영화나 드라마와 똑같은 조건일 경우에만. 


photo © Bonheur Archive


프랑스식 행정을 겪을 일이 평생토록 없다면 일평생을 보내고 싶은 곳으로 주저 없이 파리를 고를 것 같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걷기 좋은 도시,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센 강과 공원, 유명 화가의 작품을 언제든지 볼 수 있는 미술관, 반짝이는 에펠탑, 짭조름하고 고소한 바게트를 언제든 사 먹을 수 있는 빵순이들의 천국. 어느 책에서 말했던 것처럼 '파리는 모든 형태의 자유를 상징하는 세계적인 표상이자 사색가와 예술가들이 꿈꾸는 도시'였고, 그런 곳에서 나의 한 시절을 보내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그러나 나에게 파리는 애와 증이 공존하는 곳이다. 모두의 환상이 충족될 때는 애였고, 프랑스 행정을 겪을 때는 증이었다.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은 항상 프랑스식 행정을 겪을 때였는데 나의 잘못이 아닌데 나의 잘못이 될 때는 이방인이라 서러웠고, 자유의 탈을 쓴 무책임에 가까운 태도를 마주 할 때는 자유와 무책임 역시 한 끗 차이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자유에는 더 많은 책임이 따른다는 것도...)


photo © Bonheur Archive


상처받을 때도 있었지만 파리에서 보낸 시간과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들이 훨씬 많다. 이 경험들이 나에게는 파리 그리고 프랑스식 삶에 대한 환상이다. 나에게 프랑스 파리는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관광지, 유명 브랜드의 탄생지, 미식의 고장이기 이전에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미디어에서 그려지는 것과 달리 ) 가족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아날로그적 삶이 아직까지 살아 있는 곳이다.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차를 몰고, 어떤 집에 사느냐보다 그 사람의 태도가 더 중요한 가치이고,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 담백하게 인정하며, 살면서 자연스럽게 노인과 아이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몸에 익을 수 있는 환경, 타인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와 매너가 당연한 곳이라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받을 일이 적었다. 보이지 않는 단점들도 분명히 존재했지만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대로 살아도 나만 바보 되는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았다. 살면서 문득문득 파리가 그리워지는 순간도, 다시 파리를 찾을 이유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표면적이고 단편적인 환상보다는 기본 바탕이 건강하게 자리 잡은 사회 안에서 여러 가지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 고증은 전혀 안된 것이 분명하지만 드라마 속 에밀리처럼 낭만과 로맨스가 가장 잘 어울리는 도시라는 사실도 절대 부정할 수 없다.

 


이방인의 전지적 관찰자 시점. 그러나 가끔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의 파리 그리고 세상 이야기.

instagram @bonheur_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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