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egan Lee Nov 29. 2022

이건 몰랐지? 해외 취업의 숨겨진 장점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보다 해외취업을 추천하는 이유

내가 지금까지 만난 영어(또는 제2외국어)를 좀 한다는 사람들을 보면 어릴 적부터 유학을 다녀오거나 최소한 어학연수를 다녀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나는 해외 클라이언트를 주로 상대하는 업무 특성상 외국어 구사 능력이 중요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 중에 유학파가 아닌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웠다. 그래서인지 일하며 만나는 사람들마다 '어디(나라)에서 공부했어요?'가 단골 질문이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아 저는 한국에서 대학까지 나왔습니다.'라고 답하면 사람들은 적잖이 놀라는 표정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외국계 대기업이었던 전 직장에서는 우리 팀에 유학파가 아닌 사람이 나밖에 없었던 적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에 대해 스스로가 꽤나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사실은 생각의 전환만 하면 그리 어렵지 않은 영역이기도 하다. 특히 본인의 언어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껴 어학연수라도 가야 하나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이 글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자세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필자는 맹세코 해외유학이나 어학연수 경험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한때 어학연수를 고민했었지만 비용을 알아보고는 빠르게 포기한 적은 있다. (6개월만 다녀와도 학비만 200만 원 * 6개월 = 1,200만 원에 항공권 및 기타 제반 비용을 포함하면 약 2,000만 원은 든다고 한다) 이 정도 비용을 아무런 부담 없이 지원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상관없겠지만 그런 사람이라면 이 글을 읽고 있지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공감대 형성을 위해 오픈하고자 한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해외취업의 진짜 장점을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1. 비자 스폰서십, 항공편 및 숙소 제공

내가 해외취업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다양한 제반 비용이 지원된다는 점이다. 물론 지원하는 국가, 포지션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외국인 신분으로 취업을 하면 이러한 비용이 지원되는 경우를 적잖게 찾아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일하며 돈을 벌 수 있는 워킹홀리데이와 비교해봐도 비자 발급부터 항공편, 묵을 장소를 구하는 데 드는 제반 비용과 본격적으로 일을 구할 때까지 정착비용이 드는데 반해 해외취업은 이러한 부담이 훨씬 적다.


뿐만 아니라 사전에 취업처가 확정되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막상 해외에 가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다. 취업이 확정된 회사에서 취업비자를 스폰서십 해주는 것은 기본이고 항공편(일반적으로 2년 정도 근속하면 모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편도 항공편도 나온다), 그리고 숙소(글로벌 회사의 경우 회사 소유의 기숙사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까지 제공이 된다. 이 정도만 해도 해외취업이 얼마나 가성비 좋은지 알 수 있다.


2. 절세 효과

국내에서 취업을 하면 종합소득세율에 따라 계약 연봉 금액과는 별개로 실수령액이 정해지게 된다. 2022년 기준으로 연봉 1,200만 원 ~ 4,600만 원 이하는 15%, 4,600만 원 ~ 8,800만 원 이하는 24%, 그리고 8,800만 원 ~ 1억 5천만 원 이하는 35%의 세율이 적용된다. 대부분의 2030 연봉 수준은 이 구간 내에서 결정될 텐데 최소 15% ~ 35%의 근로소득세가 부과되어 실제로 매월 우리가 받는 월급은 연봉/12개월 보다 확연히 적은 금액이다. 그러나 해외취업을 하면 tax free 국가에 한해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취업했던 마카오나 두바이도 모두 이 tax free 국가에 해당하며, 호주나 말레이시아 같은 국가들의 경우 일정 소득 구간별로 tax refund(일종의 연말정산)를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세금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못할 수 있지만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에도 나오듯이 법에 위촉되지 않는 선에서 절세효과는 누릴 수 있는 만큼 누리는 것이 가장 좋다. 물론 그 대신 4대 보험 가입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2-30년 후 국민연금에 대해 비관적이기 때문에 그 비용을 재투자하는 편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 의견에 불과함)


3. 언어가 늘 수밖에 없는 환경설정

많은 사람들이 어학 능력 향상을 위해 어학연수를 선택한다. 사실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야 어학연수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유학원에서 탄탄히 짜인 커리큘럼과 전문 강사의 수업 체계 등 믿을 만한 유학원만 잘 찾는다면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주변인들의 사례로 봐 온 결과, 어학연수는 투자비용 대비 효과가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이므로 성급한 일반화는 하지 말자)


내가 '어학연수 말고 해외취업(또는 인턴십)하세요'라고 하면 애초에 그럴 실력이 안된다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이런 경우, 어학연수를 간다고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어학연수로 효과를 보려면 어느 정도의 레벨을 맞추고 그 환경에서 공부를 해야 실질적으로 실력이 늘 수 있기 때문이다. 막말로 영어로 자기소개조차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있는 환경에서 영어가 얼마나 늘 수 있다고 기대한단 말인가. 정말로 (비교적) 단기간에 실력을 늘리고 싶다면 면접 정도는 통과할 수 있도록 준비해서 해외취업을 하는 편이 낫다. '영어 못해도 해외취업할 수 있나요?'에서 언급했듯 일단 합격해서 취업을 하면 그 후로는 실전에서 부딪혀가며 실력을 늘리면 된다. 이것이 바로 환경설정의 중요성이다.


4. 커리어 및 인맥 확보

워킹홀리데이의 가장 큰 장점은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없이도 해외에서 일하며 언어 실력도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호주 워홀의 경우, 비자의 특성상 한 직장에 6개월 이상 근무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혹시라도 비자를 연장하길 원한다면 (기본 비자 유효기간은 1년이다) 농장에서 3개월 이상 일해야 하는 등의 전제 조건이 존재한다. 이 경우 정말 돈만 보고 간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원치 않는 직장에서 근무해야 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을 수 있다.


해외 취업은 내가 준비만 잘한다면 세일즈, 마케팅, 디자인, 회계 등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 대학 전공을 살려 취업처를 알아볼 수도 있으며, 아예 경험이 없는 직종이라도 인턴십 프로그램 등을 통해 충분히 해당 분야를 경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 취업을 통해 전국에서 모인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도 있고, 그들과 친밀한 관계를 쌓아 이후 다른 취업 기회를 얻게 될 수도 있다. 해외에서는 지인을 통해 이직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실제로 나 또한 일하면서 알게 된 클라이언트나 동료 또는 상사로부터 이직을 제안받았던 경우가 있었다.




나는 비록 어릴 때 조기 유학을 가지도 못했고 금전적 부담 때문에 어학연수를 다녀오지도 못했지만 해외취업으로 투자 비용 없이도 충분히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해외 취업이 무조건 정답이라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혹시라도 나와 같은 상황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러한 방법도 있다는 것을 소개해주고 싶었다. 이로써 '토종 한국인이 말하는 해외취업' 시리즈는 마무리할 예정이지만 혹시라도 해외취업과 관련해 더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 또는 이메일로 문의해주시길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해외 취업이 국내 취업보다 쉽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