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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gan Lee Dec 20. 2022

3년 만에 연봉 2배 만들기

평범한 직장인이 몸값 높이는 법

평범한 직장인이 연봉 2배 올리는 법

앞선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오늘은 내가 어떻게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3년 만에 연봉을 2배로 올릴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참고로 나는 2018년 대학 졸업 직후 올해 8월까지 약 4년간의 직장생활을 해오며 총 3번의 이직을 했고 약 10개월간의 갭이어(라고 쓰고 무직 기간이라고 읽는다) 및 한 차례의 커리어 변경이 있었다.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나는 절대 순조롭거나 평탄한 커리어를 밟아오지 않았으며 그렇기에 이 글은 누군가에게 허탈감 또는 상실감을 주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현재 본인의 위치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분들께는 나의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필자의 과거 이력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보자면 대학 졸업 직후 두바이에 해외 취업을 했고 당시 급여는 월 200만 원이 안 되는 금액이었다. 그리고 약 일 년 반 뒤에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동일한 계열사 호텔로 이직을 하게 되었고, 급여가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이 또한 200만 원 수준이었다. (호텔 업계 자체가 급여 수준이 높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2019년 봄부터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여행, 항공, 호텔 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고 그 결과 회사의 경영악화로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그렇게 내 의지와는 별개로 백수가 되고 나서 한동안은 기존의 커리어를 살리는 방향으로 이직을 준비했다. 그러나 채용시장 자체가 심각하게 얼어붙어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실제로 당시에 많은 회사들(대기업 포함)이 채용은커녕 기존 직원들조차 순환제로 돌리거나 정리해고하던 상황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친구들(SKY 졸업, 3개 국어 구사, 높은 학점, 국제기구 인턴십 경험 등) 마저도 취업 전선에서 계속해서 고배를 마시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한 친구가 국비지원 코딩 교육을 듣기 시작했다며 나에게도 한번 들어보라며 제안을 했다. 본투비 문과였던 나는 그때까지 살면서 한 번도 IT 관련 공부를 하거나 해당 분야로 취업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당장 마땅히 할 것도 없었을뿐더러 미래 전망이 좋다고 하니 손해 볼 건 없겠다고 생각해 몇 차례의 상담 끝에 빅데이터 분석 국비 지원 수업에 등록했다. 해당 과정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수업을 약 5개월간 듣는 코스였다. 다만, 나보다 앞서 코딩 교육을 들었던 친구와 다르게 빅데이터 분석 과정을 선택했던 이유는 해당 분야가 적용될 만한 영역이 더 넓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결국 그 판단은 옳았다. 국비 교육 후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한번 다룰 예정이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애초에 나는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빅데이터 분석과는 전혀 맞지 않는 성향의 사람이었다.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 탓에 5개월 동안 속으로 온갖 욕을 해가면서도 결국 과정을 수료했지만 날이 갈수록 피폐해져 가는 내 모습을 마주하며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딩'이 아닌 '빅데이터'를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한 이유는 해당 교육과정이 끝나고 재취업을 할 때 개발자가 아닌 데이터 관련 분야로 취업이 용이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빅데이터 분석 교육과정 자체가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교육 수료 후, 교육기관 취업 매니저가 취업을 연계해 주긴 했지만 해당 포지션은 누가 봐도 퀄리티가 좋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내 기준에서 나름대로 '괜찮은' 취업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그 결과,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게임회사인 펍지(현 크래프톤 산하)와 전자책 및 웹툰 등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인 리디(리디북스 모회사) 데이터 엔지니어 직군으로 각각 코딩 시험 및 서류 전형을 통과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기술적 배경지식이 많이 부족했기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는 못했지만 고작 5개월 국비지원 교육을 들은 찐 문과생치고는 나름대로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두 회사에 모두 최종 합격하지 못했던 나는 결국 내 실력을 인정하고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산업 자체가 아무리 유망하다해도 아무 회사나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났던 분야가 바로 리서치 컨설팅 업계였다. 대학 시절 경영학 수업 중 데이터를 다루는 마케팅 리서치 수업이 있었는데 꽤 학생들한테 인기가 많았어서 해당 업계로 취업을 고려하는 친구들도 많았었다. 심지어는 대부분이 외국계 회사들이라 어학능력도 중요한 산업군이어서 나로서는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나는 기존의 커리어(고객관리 및 해외영업)와 빅데이터 분석을 엮어 리서치 컨설팅 회사에 지원을 하게 되었다. 특히 10개월 간의 갭이어를 설명하는 일이 난관이었는데 데이터 관련 수업을 들었던 부분이 공백 기간과 커리어 변경에 대한 진실성을 어필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 결과, 나는 당시에 지원했던 회사 두 곳에 합격을 했고, 그중 한 회사에 직전 연봉에서 40% 상승한 연봉으로 입사를 하게 되었다. 심지어는 전혀 다른 업계에 있었던 기존 커리어를 인정받아 일 년 뒤 승진을 하는 조건이었다. 그렇게 나는 코로나로 악화된 취업시장에서 단 1년 만에 몸값을 약 1.5배 올릴 수 있었다. 비록 울며 겨자 먹기로 직업을 변경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지만 나는 내가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이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했던 것이다. 물론 재취업을 한 후,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일이 생각보다 적성에 맞지 않았을뿐더러 해당 업계 경력이 없었기 때문에 내 능력치(스펙)에 비해 다소 눈을 낮춰 입사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협상 테이블을 내 쪽으로 끌어왔고 실제로 1년 뒤에는 약속대로 선임으로 승진도 하였으며 입사 시 연봉에 비해 20% 상승된 연봉으로 재계약을 하기도 했다. (참고로 이 정도 연봉 상승률은 대기업에서도 보기 힘든 케이스다) 그뿐인가 승진 직후에는 업계 1위인 영국계 회사에서 잡 오퍼를 받고 연봉 인상을 한지 단 한 달 만에 이직을 위한 연봉 협상을 통해 또다시 20%의 연봉 인상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코로나로 일자리를 잃은 지 단 3년 만에 연봉이 2배가 되었으며 주변과 비교해서도 고액 연봉을 받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이는 계약서에 명시된 기본급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현금성 복지, 인센티브 별도 책정)




글을 쓰다 보니 내가 실제로 겪었던 이야기임에도 드라마보다 더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물며 이 글을 읽게 될 여러분은 오죽할까 싶다. 하지만 내가 장담하건대 이 모든 이야기는 실화이며 그 어떤 거짓도 보태지 않았음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할 거 다 하면서 20대 1억 시리즈에서 저축에 이어 오늘은 소득, 그중에서도 근로소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다. 이번 글을 쓰면서 내가 전달하고 싶었던 바는 첫 번째, 여러분의 내재되어 있는 능력을 믿으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때그때 나에게 닥친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스스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은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것에 그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가치를 높임으로써 자존감이 올라갈 뿐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시야가 바뀌는 데 그 초점이 있다. 나 또한 평범, 아니 어쩌면 그보다 좀 더 부족했을지 언정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 결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그뿐인가?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나는 더 단단해졌고 이제는 내가 원한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결국 얻어낼 것이라는 걸 안다. 살면서 한 번쯤은 본인 스스로도 인정할 만한 성취의 경험을 가져보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 경험이야말로 여러분께 1억 그 이상의 가치를 가져다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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