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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가스포어 megaspore Feb 20. 2023

너무 그러면 우스꽝스럽다

YES24 검색을 하다가 이북 검색을 하고 무언가를 눌렀는데 성인 인증이 필요하다 해서 인증을 하고 들어가니 성인이북이 대거 나왔다. 성인소설 작가 중에 중2엄마 라는 필명을 가진 분이 기억난다. (본인은 일주에 2번 성생활을 한다고 작가 소개에 나와있었다) 차마 결제까지는 못 하고 (결제하면 기록이 남을까봐도 두렵다)


공짜로 볼 수 있는 것들만 봤는데 자극적인 막장 제목과 내용에 솔깃하기도 하고 몇십분동안은 몰입(?)하여 내용들을 읽게 되었는데, 나중엔 뭔가 두려운(그러면서도 찝찝한)마음에 빨리 그 창을 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뒤로는 그곳을 다시 들어가지 않고 있다.


직감이 있었던 것 같다. 나에게 안 좋다는 것. 왠지 그것들에 물들 것 같은 불안감. 더 무서운 것은 점점 더 큰 자극을 찾아 다닐까봐 점점 더 보통의 심심한 내용으로는 만족을 못 하면 어떡하지 란 생각이 강했다.


성인소설도 수요가 있겠지만 좀더 예술적으로 섹시한 내용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적이라는 것은 다름 아닌 좀 맥락이나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성인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엄청 뜬금없다. 별 과정도 없이 쑥맥이었던 사람이 갑자기 변강쇠(이 말을 쓰는 순간 나이든 사람 느낌)가 되는 식이다.


너무 그러니까 나중엔 그러한 내용들이 섹시하다기보단 좀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그 상황과 맥락이 섹시해야 그것을 음미하며 나도 같이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들어 결국엔 위험을 무릅쓰고 결제까지 할텐데 도무지가 막무가내다. 갑자기 눕혀버린다. 그리고 상대방도 처음에는 거부하더니 또 맥락도 없이 갑자기 좋아한다.


결국은 예술적이 되기 위해선 디테일이 중요하고 맥락이 중요하고 의미가 중요한 것이다.


디테일과 앞뒤 맥락과 의미가 있는 것은 어쩌면 지루할 수도, 빨리 흥분하고 금방 몰입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우리는 그것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 모든 것들이 ‘감추어져’있는 것 같은,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은 원래부터 없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우리가 맥락을 만들어가고 의미를 부여하고 디테일에 신경 쓰는 과정에서 우리는 표면상으로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상황에서도 섹시함을 느끼고 마음의 울림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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