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걸 어떤 식으로 고민하는데?"
며칠 전 열심히 UX를 구글링 하면서 "UX 추천 도서"도 함께 주문했다.
주문한 책 중 가장 얇은 책은 보기 시작했고, 그 책은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위한 인터렉션 디자인'이다.
어디서 어떻게 추천된 책인지 기억엔 없으나 왠지 개론서, 입문서 인 듯하다.
난 처음이기 때문에 순서대로 읽어보며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포스팅할 것 같고, 그 첫 번째 기록이다.
UX 디자인의 4가지 접근법
원제는 '인터렉션 디자인'이지만 난 UX 디자인을 공부하니까, UX 디자인으로 했다;;
여하튼 먼저 저번 글에서 UX 디자인이 '어떤 문제, 아쉬움, 불편함을 개선하고 해결하는 일련의 행위'로 보았다. 아래 제시된 접근법은 이 행위(디자인)를 할 때 사용하는 일종의 관점으로 생각된다.
" 철수는 바나나 3개를 같고 있고 2개를 더 샀다. 철수가 소유한 바나나 갯수는?"
이 문장을 액면 그대로 '산수'로 보면 숫자 5지만 '맞춤법'으로 보면 '같고 > 갖고'로 고쳐야 한다.
이처럼 동일한 문제도 접근법에 따라 다른 관점에서 보면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그 풍경에 따라 고민하고 서로 다른 해결책에 도달할 것이다.
사용자 중심 접근법
사용자 중심 접근법은 이해하기 쉽다. 모든 판단의 기준을 '사용자'에 맞춘다. 사용자의 니즈, 기호, 선호 등의 데이터에 따라 제품(서비스)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이 접근법의 장점은 디자이너가 마땅히 추구해야 하는 방향(사용자의 요구와 목표)으로 포커싱하게 한다. 반면 단점은 우리가 조사한 사용자가 '진짜 사용자인가?'라는 문제이다. 심리학/통계에서 말하는 '표집'의 문제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A 학생은 대학생들 위한 '심리학 상식 사전' 어플리케이션(어플)을 만들고자 한다. A는 어플에 넣어야 할 '심리학 상식'으로 포함해야 할 개념이나 이론의 범위를 결정하기 위해 '사용자 조사'를 실시했다. A학생의 가까운 지인인 심리학과 재학생 100명에게 '상식 유무' 설문지를 돌렸다. 이를 바탕으로 만든 어플은 아마도 '심리학 전공 서적'에 나오는 지식들로 가득 찰 것이다.
우리가 조사한 사용자가 전체 사용자 중에서 굉장히 특이하거나 편향된 사용자일 수 도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만든다면 그 제품(서비스)은 쫄딱 망할 확률이 높을 듯하다....
활동 중심 접근법
'활동 중심 접근법은 사용자의 목표와 취향이 아닌 특정 작업을 둘러싼 사용자의 행동에 주목한다.'라고 기술되고, 그다음엔 활동이 무엇인지, 뭐 목적에 맞게 하는 개별 행동과 결정의 연속이라는 둥 하면서 길게 설명하지만 그걸 보고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사용자의 행동에 집중하는지, 그게 디자인에서 어떻게 접목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다만 '활동 중심 디자인은 20세기 초반에 형성된 심리학 이론인 활동 이론에 근거를 둔다'는 말이 이었다. 난 Po심리학도wer였으니까 활동 이론을 검색해보았다....
하... 분명 '심리학 용어사전'이었지만 이런 분들은 난 우리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다....
활동 이론은 마르크시즘(맑시즘)에 기반한 역사문화적 심리학이라고 한다. 내 생각엔 우리나라 심리학도 중에 이 활동 이론을 배운 사람이 많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난 Po철학복수전공wer을 한 심리학도(...변태)이기 때문에 좀 더 내용을 읽어보았고, 내 나름의 이해를 해보았다.
사용자가 얻고자 하는 목적은 '도구'를 활용한 활동에서 비롯된다. 여기서 '도구'는 단순히 행위에서 활용하는 무언가가 아니라 인간 행위의 방향까지도 결정한다.(이 지점에서 마르크스(맑스)의 유물론-물질적 생산 양식 위에 생각, 개념 등 인간 의식이 결정된다-을 떠올리면 그래도 수긍이가더라....) 따라서 인간 개개인보다 '도구' 그 자체가 목적을 명확히 도달하느냐에 포커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활동 중심 접근법은 이 '도구'(제품/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이 도구가 잘 만들면, 사용자는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목적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활동 중심 접근법도 사용자 중심 접근법처럼 사용자 조사를 한다. 하지만 여기서 조사는 사용자의 목적이 아닌 그들의 활동이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지 본다. 그리고 그 활동이 원활히 하도록 해결책을 디자인한다.
이런 활동 중심 접근법의 장점은 사용자의 세부 활동에 좁게 집중하여 해결책을 고민할 수 있게 한다. 반면 단점은 세부 활동에 매몰되어 큰 그림을 못 보게 된다는 것이다. 적합한 예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해 일찍 자려고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시도하느라 그냥 저녁형 인간으로 사는 법을 생각 못하는 느낌?
시스템적 접근법
시스템적 접근법은 디자인 문제를 분석적으로 다가간다. 문제를 작은 조각으로 나누고, 이 조각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을 고안하는 것이다. '엄격하고 정형화된 절차의 디자인 방법으로서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데 아주 효과적'이라고 한다. 여기서 복잡한 문제는 다양한 상황, 조건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메일 서비스를 만들었다. 우리 서비스는 받는 메일함, 메일 쓰기 기능이 있다. 메일을 쓰고 받는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만약 '메일함이 가득 찼을 때 새로운 메일이 오는 조건'을 우리 시스템이 고려하지 않았다면 전체 시스템은 문제가 발생한다. '메일 작성 중 강제 종료되는 상황'을 고려했다면 임시 저장 기능'이 있었다면 사용자는 더 좋은 경험을 할 것이다.
시스템적 접근법은 다양한 상황/조건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점을 고려해야 하고 이로 인해 디자인의 큰 그림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디자이너들이 이런 접근 방법을 싫어한다고; 책에서 말한다.
창조적 접근법
창조적 접근법은 디자이너의 직관에 의존한다. 모두가 바라는 바로 그것!이다. 이 접근법은 디자이너가 주도적으로 디자인을 한다. 디자이너의 직관과 인사이트와 재능과 역량...을 활용해 제품(서비스)을 만든다. 이 접근법에서 사용자는 완성된 제품(서비스)을 사용할 때 등장한다고 한다.
이 접근법의 장점은 독창적이고 빠르며 디자이너 개인의 감성을 반영함으로써 뛰어난 결과물을 만든다는 것이다. 반면 단점은 경험 없는 디자이너들이 이를 시도한다는 것이다(이게 제일 쉬우니까). 실패하기 십상이라고 한다....
창조적 접근법은 잘하기 위해선 꾸준히 견습하고, 점진적으로 규모와 복잡도가 높은 프로젝트에 이 접근법을 적용해보라고. 숙련된 디자이너와 함께 일하며 배움을 시작하고 작은 일부터 해보라고 제임스 레프트위치(James Leftwich) 아저씨가 인터뷰해주셨다....
책에선 디자이너 개인이 더 익숙하고 쓰기 편안한 방식이 있을 거고, 때에 따라 섞어 쓰기도 할 거라고 한다. 그리고 최고의 디자이너란 상황의 변화에 따라 여러 가지의 접근방식을 유연하게 바꿔서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는 원론적인 말씀과 함께 이 장을 끝맺는다....
아직 프로젝트를 진행해본 적 없는 나로선 뭐가 잘 맞고 어떤지 잘 모른다. 근데 이 접근법들을 보면서 느낀 건 접근법은 결국 포커싱을 어디에 둘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였다. 따라서 프로젝트의 과정마다 각 접근법들을 모두 써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가장 먼저 디자인 문제를 접근할 땐, 사용자 중심 접근법을 써먹어서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제품(서비스)를 설계하거나 구현할 땐, 활동 중심/시스템적 접근법으로 이 제품(서비스)가 정말 사용자의 목적을 가져다주는지, 다양한 조건에선 문제가 없는지 고민해보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걸 열심히 갈고닦으면 창조적 접근법을....
....평범한 UX 초심자의 망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