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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Apr 19. 2021

아빠표 도시락

부모 마음 매 한 가지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그 날은 지나간다.
이 일을 어쩌지 하며 발을 동동 굴러도 어찌어찌 넘어가기 마련이다.

입원하고 친정에 아이들을 맡기려 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그냥 집에 있기로 했다.

첫째는 원격수업이라 알아서 잘하리라 믿는 걸로,
둘째는 등교 수업이니 무사 등교만 시키고, 점심도 급
식으로 해결하는 걸로 마음을 다독였다.

물론 첫째는 혼자 라면도 끓일 줄 알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이라도 사 먹으면 된다. 하지만 마음이 편치는 않다.  여러모로 걱정이다.

아이들 아침 챙겨주랴 학교 보내랴 얼마나 정신없을 까해서 남편에게 전화했다. 받지 않았다.
큰아이에게 전화해 영상 통화를 했다.

주방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남편의 모습이 보였다. 둘째는 팬티 차림에 아침부터 젤리를 빨고 다닌다. 남편이  둘째를 향해 소리친다. 어서 양치하고 옷 입으라고.
소리만 들으면 전쟁터다.

남편은 뭘 하길래 아직도 불 앞에 있나 했더니, 큰아이의 점심 도시락을 싸고 있단다.

아빠가 싸준 도시락에 아이는 신나서 자랑한다.
 내심 집에 혼자 남겨질 아이의 점심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부모 마음 똑같은 가보다.

이제 그만 걱정하고 마음 편히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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