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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 미 Dec 27. 2016

누구나 사랑하는 '보통' 오름

제주 오름 이야기_용눈이오름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오름이다. 용눈이 오름. 

가수 이효리도 자주 왔었다 하고 제주여행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 곳을 들어보거나 와본다. 그만큼 제주에선 유명한 오름 중 하나.


영화 늑대소년의 촬영지 이기도 했지만 이 오름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아무래도 용눈이 오름을 너무 사랑한 고 김영갑 작가 덕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 김영갑 사진작가가 가장 사랑했던 곳.

그래서 두모악 김영갑 갤러리에 가면 직접 올랐던 용눈이 오름의 다양한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조금만 오르면 굴곡진 능선 사이로 갈대, 넓은 초원, 말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오르기 쉽고 내려오기 쉬우나 한번 오르면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이 곳을 어느 가을날 오르기 시작했다.

올라가는 길부터 말똥이 잔뜩. 이 곳은 말을 방목해서 키우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큰 말똥을 볼 수 있다. 때문에 풍경만 감상하면서 걷다간 말똥을 밟을 수도 있으니 가끔 한 번쯤은 발 밑을 봐주는 것도 팁이라면 팁이겠다.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곳은 그런 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이고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은 또 그러한 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용눈이 오름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는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는 점과 능선이 서로 팔을 베고 누운 것 처럼 부드럽고 길게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별로 올라온 것 같지 않은데도 지평선과 수평선을 다 볼 수 있어 그 매력이 더할 나위 없는 오름이다. 


 

가파르지도 경사가 높지도 않은 채로 유려한 능선 사이로 갈대와 초원, 지평선을 지닌 느낌이 참 따뜻하게 다가오는 곳이다. 언제든 가까이 할 수 있다는 느낌을 주는 덕에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두루 찾을 수 밖에 없는 곳이 되었다. 


제주에 있는 여느 오름들과 비교해 '보통'이라는 느낌이다. 수려함이나 그 경관이 보통이라는 것이 아닌 느낌으로서의 보통. 그래서 작가든 여행객이든 지역주민이든 뒷동산을 오르듯 오르고 산책하는 그런 수준의 보통. 제주에서 이 정도의 오름은 보통이지. 뭐 그런 느낌이랄까. 


아직도 가보지 못한 수많은 형태의 오름들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따뜻하고 친근한 느낌의 용눈이 오름은 언제고 다시 가보고 싶다. 날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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