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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ㄱㅣㅇㅓㄱ Oct 23. 2017

가난해도 죽지 않는 세상

04 - 정부 정책이 말단 노동자에게까지 전달되는 국가 시스템을 꿈꾸며

세월호 참사는 국가 시스템의 빈곤을 국민에게 생중계하는 초유의 사태였다.


세월호 웹진을 준비하는 중에 나는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의 <세상은 만만하지 않습니다>라는 주제로 한 이국종 교수의 강연을 보게 되었다. 이 강연에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의 현 상황과 문제점, 세월호 당시 상황을 볼 수 있었다. 


일분일초가 급한데도 산림청에서 기름을 받아 넣어야 하는 상황, 산에서 다친 사람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김밥에 모래가 들어갔다고 민원을 받는 상황, 헬기 소리가 시끄럽다고 민원을 받는 상황들을 이야기하며 이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라고 말한다. 


일본에서 핵폭발이 일어나고 쓰나미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와중에도 전국의 모든 헬기가 출동하여 시민들을 구하는 데에 힘쓰는데, 세월호 사건 당시 대한민국은 왜 가라앉는 배를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는지 이 강연을 통해 생각하게 된다.


세바시에서 이국종 교수님이 말씀하신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아래 그림은 이국종 교수님의 강연에서 가져온 것이다.




위에 왼쪽 그림처럼 각하, 장관, 의원, 청장, 등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이 말단 노동자에게까지 잘 전달되면 좋은 시스템을 갖춘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결국 이런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오른쪽 그림은 어느 것 하나 정렬되어 전달되는 것이 없다. 심지어 말단 노동자에게는 전달조차 되지 않는 시스템이다. 대한민국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세월호 사건 당시 우리는 가라앉는 배를 TV 화면으로 거짓된 뉴스와 함께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우리가 이 가난한 시스템 안에 있기 때문이다. 배 안에 있었던 사람들이 부자였다면, 고위 관료들이었다면 과연 세월호 사건과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 하지만 배 안에는 주로 힘없는 고등학생들이었고 그 학생들의 선생님과 일반 노동자들뿐이었다. 그들에게 전달된 말은 “가만히 있으라”라는 방송뿐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말단 노동자에게도 정부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도록, 또한 말단 노동자의 목소리가 정부에게까지 들릴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이제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때가 되지 않았나 라고 말을 걸어본다. 더는 가난해도 죽지 않는 세상에 살고 싶다.

 

글쓴이. 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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