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의 여정 실패와 도전
짧은 문장 중심으로 보더라도, 우주개발이라는 무대 위에 펼쳐지는 스페이스 X 스타십(Starship)의 역사는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대형 로켓을 설계하고, 인류의 달과 화성 진출을 꿈꾸는 로드맵을 세우기까지 거쳐 온 단계는 방대합니다. 여기서는 초기 작은 시제품부터 최근 일곱 번째 시험비행에 이르는 핵심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과정 곳곳에서 탄생한 실패와 성공의 교차점이 우주개발의 참된 매력을 보여줍니다.
스페이스 X는 “더 빠르게 실패하고, 신속하게 학습한다”는 철학으로 일련의 시험비행을 이어 왔습니다. 그 결과 기술 향상 속도가 매우 빠르며, 재사용 로켓이라는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스타호퍼(Starhopper) 시절부터 7번째 시험비행에 이르는 길을 천천히 따라가 봅시다.
스페이스 X의 첫 시제품, 스타호퍼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낯선 형태의 시험기였던 스타호퍼는, 말 그대로 몇십 미터 정도의 ‘짧은 도약’을 통해 랩터(Raptor) 엔진의 성능을 검증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기존 알루미늄 합금이나 탄소섬유와는 다른 재질을 택한 점도 눈여겨볼 만했습니다. 엔진의 연소 안정성, 기체의 내구성, 추진제 시스템 등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이후 본격적인 프로토타입 개발의 발판이 되었습니다.
- 주요 성과
- 저고도 비행 안정화
- 랩터 엔진 연소 데이터 수집
- 스테인리스 외피 테스트로 내열성과 구조적 이점 확인
본격적인 프로토타입, SN5와 SN6
스타호퍼 이후에 등장한 SN 시리즈(Serial Number)는 실제 스타십에 좀 더 가까운 외형과 기능을 갖춘 시험기들입니다. 그중 SN5와 SN6는 각각 한 기의 랩터 엔진만 장착했지만, 약 150m 고도를 오르내리며 착륙에도 성공했습니다. 비록 고도 자체가 높지는 않았지만, “다소 무거운 기체가 수직으로 상승·착륙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함으로써, 스페이스 X 내부에 큰 자신감을 심어 주었습니다.
- 의미
- 저고도 안정 비행 확인
- 엔진 1기로도 충분한 추력·제어 가능성 검증
- 착륙 다리와 배관 구조, 추진제 공급 라인에 대한 추가 실험
10km급 도약 SN8과 SN9
SN8과 SN9는 한 단계 더 과감한 목표를 세워, 약 10km 고도까지 상승한 뒤에 “공중에서 가로로 누운 자세로 하강”한 뒤, 착륙 순간에 다시 수직 자세로 전환하는 극적인 비행 프로필을 시도했습니다. 이때 스페이스 X가 주목한 핵심 기술은 ‘공기역학적 플랩(날개) 제어’와 ‘엔진 재점화 타이밍’이었습니다. 다만 SN8, SN9 모두 착륙 직전에 추진제 공급이나 엔진 점화 문제가 발생해 폭발로 끝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도전은 커다란 의미를 지닙니다. 이전까지 소규모 로켓에서 접할 수 없었던 복잡한 동작(수평 자세 제어, 대기권 내 안전한 활공, 마지막 수직 전환)을 거의 완주했기 때문입니다. 각종 센서 데이터, 착륙 플랩 작동 기록은 곧바로 후속 시리즈에 피드백되어, 기체 안정화와 재점화 타이밍 조절 기술을 더욱 성숙하게 만들었습니다.
SN10, SN11 그리고 SN15
SN10은 고도 비행과 착륙 동작 모두를 상당히 잘 수행했으나, 착륙 직후 약간의 불안정으로 폭발했습니다. SN11도 비슷한 고도로 올라갔지만, 착륙 단계에서 문제가 생겨 공중에서 해체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연이은 시도가 결실을 맺은 것은 SN15에서였습니다. 내부 추진 시스템과 엔진 개량,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을 두루 적용해, 착륙 후에도 안전하게 기체가 유지되는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 SN15의 성공 포인트
- 개선된 랩터 엔진 성능·연소 안정성
- 추진제 탱크와 파이프라인 재설계
- 엔진 재점화 타이밍 알고리즘 최적화
슈퍼헤비 부스터와의 결합
스페이스 X의 최종 목표는 슈퍼헤비(Super Heavy)라는 거대 1단 부스터와 스타십(2단)을 결합한 초대형 로켓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1단에는 30개 이상 랩터 엔진을 탑재해 막대한 추력을 내고, 분리 후 자체 추진 시스템으로 착륙해 재사용합니다. 2단인 스타십은 지구 저궤도에 도달한 뒤 달 혹은 화성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전 세계 로켓 중에서도 가장 ‘대형·고성능’에 속하며, 그 재사용성 면에서 독보적입니다.
일곱 번째 시험비행, 성과와 통신 두절
최근 진행된 일곱 번째 시험비행에서, 1단 부스터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으나 2단 우주선이 분리 후 통신이 두절되어 사라졌습니다. 이 사건은 레거시 미디어에서 ‘실패’로 주목받았지만, 실제로는 1단 부스터 회수라는 큰 이정표가 세워졌습니다. 우주선 자체가 제대로 회수되지 못한 점은 차차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추진제 탱크 압력 관리, 통신 안테나 배치, 엔진 작동 순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 부스터 재사용 기술 확보
- 스타십 분리 후 자세 제어, 안테나 강화 필요성 확인
- 통신 중단 원인 분석 통한 차세대 설계 반영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
스페이스 X 내부에는 “실패야말로 발전을 앞당기는 동력”이라는 믿음이 자리합니다. 시험마다 발생하는 문제를 빠르게 찾아내고, 이를 개선점으로 삼아 다음 버전을 만들어냅니다. 과거 나사의 아폴로 시리즈 역시 여러 차례의 사고와 예산·정치적 부담 속에서도 달 착륙이라는 커다란 성취를 이뤄 냈습니다. 스페이스 X도 이 과정을 닮고 있기에, 통신두절·폭발·착륙 실패 등은 결국 거대한 혁신의 과정 중 하나로 간주됩니다.
미래와 남은 과제
스타십은 달 착륙선, 화물 운송, 심지어 우주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입니다. 이미 달 착륙용 스타십 버전이 나사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파트너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써 달뿐 아니라 화성에 사람이 다녀오는 시대가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물론 극저온 추진제(메탄·액체산소) 공급 문제, 극한 온도에서의 엔진 성능 안정화 등 많은 과제가 남아 있지만, 각 시도 때마다 축적되는 데이터가 큰 자산이 됩니다.
- 해결해야 할 난제
- 복수 엔진 동시 재점화에 따른 추진제 균형 제어
- 착륙 시 랜딩 다리·플랩 내구성
- 장기 우주 비행 중 우주선 내부 시스템 안정화
- 지상 지원 인프라(로켓 정비, 연료 재공급)의 효율화
왜 스타십이 중요한가
스페이스 X가 높은 수준의 재사용 가능 로켓을 상용화할 경우, 우주 발사 비용은 현재보다 훨씬 낮아집니다. 이는 많은 기업과 연구 기관이 위성 발사나 소행성 탐사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효과를 냅니다. 궁극적으로는 우주 산업이 획기적으로 커지고, 이를 기반으로 인류는 달과 화성에 더 적극적으로 도전할 기회를 맞이하게 됩니다. 스페이스 X 스타십이 ‘비용 절감’과 ‘고빈도 발사’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우주는 과학자와 군사 기관만의 영역이 아니라 대중적 참여가 가능한 분야로 확장될 것입니다.
최근 전망
여섯 번, 일곱 번 시험비행에 대한 통신두절·폭발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언론은 “실패”라는 단어를 내세우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실패와 성공을 흑백 논리로 구분하기에는 우주개발의 영역이 너무나 복잡합니다. 일론 머스크는 한 번의 성공을 위해 10번의 실패도 감수하겠다고 공언해 왔고, 실제로 그 원칙대로 빠르게 결과를 얻어내고 있습니다. 이런 집요함 덕분에, 우주산업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보하는 중입니다.
결론
스페이스 X 스타십의 일곱 번에 걸친 여정은, 인류가 달과 화성 등으로 퍼져 나갈 수 있는 길을 조금씩 현실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거듭되는 실패는 곧 집약된 학습이며,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가입니다. 재사용 가능 로켓과 인류의 우주 이주라는 머나먼 비전을 향해, 스페이스 X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신들의 엔진을 점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