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전통시장,골목상권 생존 조건' 서른일곱번째 글
요즘 시장을 다니다 보면, 예전에는 볼 수 없던 장면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젊은 손님들이 시장 한가운데서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거나 짧은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이다.
누군가는 떡볶이를 한입 크게 베어 물며 웃고, 누군가는 색색의 떡을 들고 사진을 찍는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통시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시장을 살리는 중요한 장면이 되고 있다.
한 번은 작은 시장의 꽈배기 가게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특별한 건 없었다.
하지만 종이컵에 담긴 미니 꽈배기를 찍은 한 장의 사진이 SNS에 퍼졌다.
“시장 간식인데 이렇게 귀엽다”는 댓글이 이어졌고, 그날 이후 줄이 길게 늘어섰다.
광고비도 들지 않았는데, 단 한 장의 사진이 상권의 이미지를 바꿔 놓았다.
짧은 영상 하나가 시장을 다시 보게 만든 사례도 있었다.
할머니가 샌드위치. 만드는 과정을 15초 영상으로 찍어 올렸는데, 조회 수가 수십만을 넘겼다.
영상 속 샌드위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경험’으로 보였다.
그 영상을 본 사람들이 직접 시장을 찾아오면서, 조용하던 가게는 활기를 찾았다.
숏폼 하나가 시장의 운명을 바꾼 셈이다.
예전에는 홍보를 위해 현수막을 걸고, 전단지를 뿌리고, 행사에 의존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손님이 직접 사진을 찍고, 영상을 남기고, 자기 친구들에게 공유한다.
상인들이 모든 걸 할 수는 없지만, 손님이 자연스럽게 기록하고 싶게 만드는 장치를 마련할 수는 있다.
깔끔한 포장, 사진 찍기 좋은 진열, 재미있는 경험이 바로 그 장치다.
나는 현장에서 상인들에게 자주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가게는 지금 사진 한 장 찍히고 싶은 모습입니까?”
고객이 카메라를 들었을 때 부끄럽지 않은 공간, 찍고 싶어지는 순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SNS와 숏폼은 더 이상 특별한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시장의 일상적인 경쟁력이다.
시장은 여전히 치열하다.
하지만 달라진 건, 이제 광고비가 아니라 손님의 손에 들린 휴대폰이 상권의 성패를 가른다는 점이다.
사진 한 장, 숏폼 하나가 상권의 이미지를 바꾸고, 시장의 운명을 바꾼다.
오늘도 나는 시장을 걸으며 생각한다.
“이 장면이 누군가의 휴대폰에 담긴다면, 시장은 내일 조금 더 살아날 것이다.”
- 멘토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