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을 언어화해보아요
점괘나 영성이나 기타 괴력난신과는 거리가 있는 경우에도 룬스톤은 꽤 재미있는 도구가 됩니다.
랜덤 키워드로 생각 정리를 하는 장치라는 점이 매력적이지요.
풀어서 말하자면, 룬스톤을 뽑기 전 질문을 하고 룬스톤을 뽑는다는 행동은
내가 뭔가 고민이 되거나 잘 모르겠거나 혹은 알긴 아는데 의사결정하기 힘든 일이 있다는 뜻이거든요.
그럴 때에 룬스톤을 한 개, 세 개, 혹은 다섯 개 뽑으면
당신의 손에 들린 것은 랜덤한 키워드 한 개, 세 개, 혹은 다섯 개.
그리고 당신은 그 키워드를 갖고 현재 상황에 맞도록 문장을 만들어야 해요.
그러면 현재 상황에 맞는 조언을 그 키워드를 갖고 하기 위해서
사람은 창의력도 발휘해야 하고, 여러 모로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의식적으로 눌러놓고 있던 생각이라거나
무의식적으로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인정하기 싫었던 측면 등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랜덤 키워드를 가지고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끌어내는 직관 훈련은
룬스톤 리딩 같은 점사에서도 사용하는 기법이기는 하지만
의외로 리더십 트레이닝이나 코칭에서도
그림 보고 키워드 말하기, 랜덤한 단어로 문장 만들기 등의 사고 연습의 형태로 이용하는 수단이기도 해요.
그러므로 점을 친다고 생각하지 말고, 룬스톤을 하나에서 세 개 정도 랜덤하게 꺼낸 뒤에
그 키워드들로 내가 가장 먼저 직관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문장은 무엇일지 작문해 보세요.
그러면 의외로 자신에게 필요했던 답은 자기 자신에게 이미 있었더라는 상황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직관적으로 이미 답을 아는 문제에서 더 고민하고 결정을 못 내리는 경향이 있는데
룬스톤은 키워드 시스템으로 나의 직관을 감각의 영역으로부터 언어의 영역으로 강제로 끌어내거든요.
그리고 이 랜덤하게 뽑는다는 점이 또 중요한 것이
사람은 보통 이미 마음속에 답을 정해두고 그걸 정당화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룬스톤을 뽑는 방식으로는 예상하지 않은 키워드가 툭 던져지기에
아주 열심히 생각을 해 봐야 하는 관점이 하나 생겨나는 것이지요.
마치 회의에서 이 자리에 왜 와있지 싶던 팀 사람이 던진 질문 하나 때문에 논의의 방향이 정리되는 것과도 비슷해요.
그러므로 사실 꼭 룬스톤이 아니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리더십 코칭에서 하는 것처럼 랜덤한 여러 개의 이미지를 게티이미지 등에서 가져와도 좋고,
타로 카드를 사용하셔도 되고, 각종 이미지가 있는 리딩용 카드들을 사용하셔도 됩니다.
랜덤한 키워드를 가진 매개체를 이용해서 자신을 위한 조언을 작성해 보고
그 조언을 들었을 때에 어떤 기분이 드는지를 한 번 돌아보세요.
참고로 저는 오라클 카드 한 벌과 룬스톤을 사용하고 있는데
오라클 카드는 대놓고 키워드가 적혀 있어서 뭘 외울 필요가 없어서 좋고
룬스톤은 라피스라줄리 소재라 예쁘고 묵직한 것이 손맛이 좋아 선호합니다.
요약하자면, 룬스톤은 점사 도구가 아니라,
내가 이미 알고 있지만 말로 정리하지 못한 생각을 꺼내서 검토하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물론 점 치셔도 됩니다. 저 사람 나 좋아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