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컷 울고, 한 걸음

한계를 넘어가는 Grit

by 따듯한 바람

중등, 고등, 대학생까지 중간고사 시즌인 요즘, 멀리서 지켜볼 때와 다르게 옆에서 시험기간을 같이 보내는 건 정말 쉽지 않다. 시험을 보고 온 아이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그중 한 아이가 시험을 보고 대성통곡을 했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 아이는 왜 대성통곡을 했을까? 대성통곡하는 아이에게 괜찮다는 말을 반복해도 괜찮아지지 않는 아이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대성통곡을 할 만큼, 잘하고 싶은 마음이 그만큼 컸나 보다.

수능시험도 아닌 중간고사 내신에서 대성통곡을 하는 건 요즘 입시제도를 생각하게 한다. 내신 한번 잘못 나오면 바로 검정고시 보려고 자퇴한다는 뉴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 번의 내신 성적이 진로를 좌지우지할 만큼 영향을 주는 현실에서 아이들은 매 시험마다 불안하고 긴장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던 아이들도 다 같이 열심히 하게 되는 기간에는 성적이 오르기가 쉽지 않다. 나름 열심히 해온 시간들이 결과로 나오지 않아서 속상한, 스스로에 대한 안타까움을 고스란히 경험할 수밖에 없다. 그런 마음의 씨름들 속에서 그래도 끝까지 버티면서 공부를 놓아버리지 않고, 한 걸음만 더! 조금만 더! 할 때 Grit이라고 하는 끈기, 근성이 생기게 된다. 그만하고 싶을 때 한 걸음 더 나아갈 때 한계를 넘어서게 된다. 아주 조금이라도. 그 한계를 쪼금이라도 넘어선 경험이 계속 되다보면 실력은 어느새 늘게 되고, 스스로에 대한 신뢰도 커갈 수 있다.


그 대성통곡이 그저 속상한 울음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울고 난 뒤에 한 걸음 더! 해보자라고 다독일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고 긴장하다 보니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평소 하던 대로 해도 된다고, 괜찮다고 다독여줄 필요가 있다. 잘할 수 있다고 응원할수록 그 응원이 기대가 되어 부담감으로 변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고 난감할 때가 있다. 그런 난감한 마음을 느끼며, 그래도 아이 옆에 있어주려고 하는 마음이 학부모로서 가져아할 마음일 텐데. 그런 마음을 갖기란 쉽지 않다. 잘 하려고 너무 애쓰기보단, 그저 한 걸음만 더! 갈 수 있게 아이들의 고군분투가 외롭지 않게 옆에 있어줄 뿐이다.


서로 성적을 물어보며 안부를 물어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친구와 나누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아이가 정말 컸구나 싶다. 앞으로 이런 시험뿐만 아니라 또 다른 종류의 시험과 과제가 몰려올 텐데, 그때마다 실컷 울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한 걸음을 더 내딛을 수 있게 옆에서 지켜봐 줘야겠다 생각한다.


크느라 고생이 많다. 아이들아.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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