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가 들려주는 단단한 마음의 기술 14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결정을 하며 살아갑니다. 어떤 직장을 선택할 것인지, 어떤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어떻게 하루를 보낼 것인지 스스로 결정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정말 우리가 내리는 모든 선택이 우리의 자유 의지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아니면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우리를 움직이고 있는 걸까요?
장자(莊子)는 ‘그림자의 대화’를 통해 이 질문을 던집니다. 그림자의 그림자인 망량이 그림자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왜 걷다가 멈추고, 앉았다가 일어서는 겁니까?” 그림자는 대답합니다. “나는 내 뜻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나 역시 다른 것에 의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림자는 빛과 몸의 움직임에 따라 변할 뿐, 스스로 선택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말을 듣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과연 나는 그림자와 다를까?’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많은 결정들이 외부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직업을 선택할지 고민할 때, 우리는 정말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사회가 정해 놓은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기준을 따르는 것일까요? 더 높은 연봉을 좇는 것이 진정한 행복을 위한 길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그렇게 믿도록 교육받아온 것일까요?
우리는 스스로 움직이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상 부모의 기대, 사회적 관습, 경제적 현실, 직장 내 경쟁 구도 같은 보이지 않는 힘에 따라 행동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마치 그림자가 자신의 뜻과는 무관하게 빛과 물체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우리는 외부 요인에 의해 우리의 삶이 결정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자유 의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의 선택이 정말 우리의 것인지 고민해 보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내린 결정이 정말 나의 가치관과 신념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가에 의해 선택된 결과인지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직장 생활에서도 이런 고민은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많은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승진을 위해, 더 나은 기회를 얻기 위해 열심히 달립니다. 하지만 그러다 잠시 멈춰서 생각해야 합니다. 나는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이 목표가 정말 내 목표인가? 혹은 단순히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을 따라가고 있는 것인가?
장자는 자연의 흐름을 강조합니다. 그림자가 스스로 움직이지 않듯, 세상은 결국 거대한 흐름 속에서 굴러갑니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든, 바람이 불면 나무가 흔들리듯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그 흐름에 떠밀려 갈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흐름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완전히 독립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나를 움직이고 있는지 깨닫는다면, 그 순간부터 우리는 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타인의 기대, 사회적 기준, 직장의 압박에서 벗어나 내가 진짜 원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이 내린 결정들은 정말 당신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인가요? 아니면 사회가 강요하는 흐름 속에서 그저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요? 당신의 삶은 정말 당신의 것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