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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깨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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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래로 Sep 16. 2021

무제

하루하루 내 시는 시들고 있다

경험은 화석이 되고 있다

언어가 우연에 시들거린다

이 아래 황금 우물이 숨겨져 있지는 않을까

지켜보는 시선이 나를 핥는다

누구에게는 이미 충분한 자격이 있을지 모른다

누군가 벌써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른다

눈알이 겉을 나돈다

지금 나는 그곳을 보지 않고 있음을

눈빛으로 나불거린다

나는 다만 물을 주러 왔노라

여기 아름다운 들꽃이 피어있다

허벅지를 꼬집어 피라도 쥐어짜서

한 컵을 만드는 것이다 보여주기 위해

토스로 천 원 오천 원 삼사백 원을 끌어모아

은행 계좌에 만원을 만들어낸 나는

인출 가능한 최소 금액을 맞추어 행복한 나는

이렇게 한다면 마치 목마름이 가실 것처럼

이 정도라면 오늘 어떻게든 웃음을 웃어 보일 수 있는 나는

카드라는 정과 끌로

이 메마른 시간에다 대고 끝없이 망치질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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