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좋았잖아 응
너도 즐겼잖아
같이 웃었잖아
내가 다 봤어, 알아 그냥
납득했잖아
스스로에게 말하길 괜찮다 다독였잖아
걱정 말라했잖아 누구에게든
혼날만하다고 생각했잖아 너조차도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믿었잖아
욕을 해도 같이 했잖아 같이 말이야
자랑스러워도 했잖아
어쩔 땐 소름 돋게도 아름다웠잖아
그 전율 별밤 산속에서 담배를 피울 때는 말이야
군장을 내려놓을 때 군화를 벗을 때
땀범벅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다들 땅만 보고 걸을 때 조차도
눈을 내리깔고 생각하는 법을 떠올리려 노력할 때도
PX 냉동 음식을 돌리며
외박과 휴가를 나갈 때며 똥을 쌀 때도
그 모든 게 다 끝나고 뒤돌아 섰을 때
바로 그때 너 웃고 있었잖아
너도 즐겼잖아
이제 와서 왜 그러는데
나 다 봤어
너 분명 웃고 있었어 아니
지금도 봐 봐
참고 있잖아 웃음을
이 청춘의 마귀야, 이 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