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닌 지금을 찍다
매일 한 장씩 뜯는 달력
얇고 취약한 종이는 시간이 손끝에서 흘러내리는 듯하다
시간이란 편리하게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한 약속된 표시자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매일 한 장을 뜯는 순간 시간의 표면적인 흐름 이상의 감정이 솟는다
종이 한 장에 담긴 날짜는 어제와 똑같아 보이지만,
한 장의 페이지는 미지의 여정이다
어떤 날은 흐르는 시간이 나를 안정시키고,
어떤 날은 미래의 미스터리를 풀듯 설레게 만든다
달력 한 장을 뜯을 때 나는
과거, 현재, 미래가 하나로 어우러진 듯한 기분을 느낀다
이 달력은 순간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끊임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의미를 되새겨주기도 한다
손에 쥐고 있는 달력 한 장은 곧 나만의 시간이자,
한 페이지의 미니 에세이 같다.
외형이 시간의 흐름일지라도,
내 안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