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는 장롱 안에

by 이다

우리 부부는 가끔 그런 말을 한다.

"우리 계모, 계부 아니냐?"


이런 말을 하는 속사정이 있는데

이런 말하면 재수 없다고 할까 봐 자제했던 말인데


애가 밥을 너무 잘 먹는다.

잘 먹으면 좋은 거다.

맞다.

그런데.

너무 잘잘잘 잘잘 먹는다.


어쩐지 태어나서 일 년 동안 분유 한 방울을 남기지 않더라니.

귤을 박스째로 먹어치우더라니.

그걸 좋다고 어화둥둥 지켜보던 난.

땅을 치며 후회하는 중이다.


우리 집엔 달달한 과자 한 톨이 없다.

아이는 수시로 냉장고를 열지만

실망한 마음에 싱크대를 뒤적이지만

우리 집엔 먹을 것이 없다.


슬프냐.

나도 슬프다.

너에게 다 주고 싶지만

줄 수 없는 AMY 마음은 찢어진다.


나이 드니 과자를 먹고 싶은 부부는 각자의 장롱 안에 과자를 숨긴다.

우린 어쩜 계모, 계부가 맞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이에게 딱 그 정도가 좋을지도 모른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우리 아이 비만에서 탈출하게 도와주시옵소서.

과자를 들키지 않도록 도와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