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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Mar 13. 2024

많고 많은 사물 중 왜 돌이 떠오르는 걸까. 

생각해 보니 내 주위엔 항상 돌이 있었어. 

내 책상 위에도, 내 싱크 위에도, 화분 흙 위에도 각각 하나의 돌들이 자리 잡고 있어. 

돌들은 어디서 걸까. 

곰곰 생각해 보니 돌들을 그 자리에 둔 건 나였어. 


어렸을 때, 내 작은 서랍 안에는 작은 돌들이 살았어. 

난 그것들이 살아있다고 생각했지. 

하루에 한 번은 서랍을 열어 생사를 확인하고 안부를 물었는데,

가끔은 내가 안 본 사이 새끼 돌이 태어나진 않았을까 조마조마하기도 했어.

어쩌면 그때부터였나 봐.

자연스레 내 주위로 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건. 


단단하고 차가운 그것들이 햇빛을 받으면 따뜻하고 말랑거려. 

한 곳을 진득하게 지키고 앉아 있는 모습은 마치 든든한 누군가가 내 곁에 있는 느낌이야.  

묵직하고 무거운 거, 소란스럽지 않지만 따뜻한 거, 그리고 언제나 자리를 지켜주는 거. 

내가 내내 찾아 헤매던 건 그런 거였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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