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란 결국 사람의 마음이었다"
그날, 면사무소 직원이 우리 집에 왔다
오늘 나는 민생 안정자금을 수령하러 전에 살던 동네의 면사무소를 방문했다. 사실 나는 최근에 이사를 했는데, 담당자는 6월 18일을 기준으로 살던 주소지에서만 신청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 이전 동네로 되돌아가야 했다.
물론 대부분 사람들은 인터넷이나 체크카드로 간단히 신청한다고 했다. 하지만 나에겐 그게 없었다.
카드는 연체 중이었고, 통장은 압류된 상태였다.
그런 나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선생님, 지금 댁에 계신가요?"
"아뇨, 지금은 집에 없는데요."
"그럼 언제쯤 들어오시나요? 저는 면사무소 복지과 직원인데요."
그 순간, 나는 다급해졌다. 하던 일을 마치고 허둥지둥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그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그는 말했다.
"제가 직접 집으로 방문하겠습니다."
햇볕이 따갑게 내리쬐던 오후였다. 그는 땀이 맺힌 이마를 손등으로 훔치며, 단정한 복장의 작은 체구로 내 앞에 섰다.
"요즘 많이 힘드시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눈을 마주쳤다. 묻지 않았는데도, 그는 내 안을 다 읽은 듯했다.
"지금 수입은 없으시죠? 제가 확인해 보니 은행에 부채가 있고, 건강보험료도 46만 원 정도 밀리셨더라고요. 이런 상황이라면 지금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건 바로 이겁니다."
그는 작은 종이 한 장을 꺼내 보여주었다. "긴급 생활 안정자금" 신청서였다.
"선생님에게 딱 맞는 지원금입니다. 내일 오후 2시까지 면사무소로 오셔서 신청하시면 됩니다. 3일이면 지급돼요. 지금 바로 도움드릴 수 있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울 일은 아니었지만, 마음은 이상하게 조용히 흔들렸다.
그날 나는, 누군가가 누군가를 끝까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가슴 깊이 다가왔다. 복지란, 숫자나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었고, 마음이었다.
그가 돌아간 뒤, 나는 책상에 앉아 신청서를 천천히 펴보았다. 손끝이 떨렸다. 그건 단순한 신청서가 아니었다. 나를 다시 세우는 첫걸음이었다.
나는 아직도 빚이 있고, 수입도 없지만 오늘은 이상하게도, ‘희망’이라는 단어를 조용히 떠올릴 수 있었다.
누군가가 먼저 말을 건넨 하루였기에, 지금 이 글이 나처럼 막막한 시간을 걷고 있는 누군가에게 아주 작은 시작이 되기를 바라며, 조심스럽게 이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