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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생소했던 경락잔금대출의 세계

생애 첫 대출을 경락잔금대출로

by 수수 Dec 31. 2024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 등등 다양한 대출 상품 중 경매로 낙찰 받은 물건은 "경락잔금대출"만 가능하다고 하다. 법원을 나서는 순간 소위 말하는 "대출이모"들이 낙찰자에게 몰려와 전화번호를 가져가고 명함을 양손 가득 쥐어주신다.


보통 부동산에서 계약을 하게 되면 부동산 소장님과 연결이 있는 대출상담사를 연결해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나도 당연히 경매 사장님쪽을 통해 대출상담사를 소개 받으려고 했었다. (부동산에서 소개시켜주는 대출상담사가 좀더 잘 챙겨주기도 한다는 말도 있어서 왠만하면 소개시켜주는 분과 진행하려고 했었음)


그런데 경락잔금대출에 대해 인터넷에서 서치했을 때, 한두군데 알아보지 말고 여러 상담사와 꼭 컨택해보라는 말이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대출이모들을 다 거절할까 하다가 마음 한켠의 기억으로 내 휴대폰 번호를 뿌리게 되었다.


법원을 나서며 경매 사장님, 부동산 사장님은 대출 상담사 연결 해줄텐데 왜 굳이 전화번호를 알려줬냐 하셨지만 이게 나중에 신의 한수가 될 줄은 정말 몰랐다.


경매 낙찰 이후 매각허가결정까지 일주일, 항고기간 일주일을 거치고나면 한달 이내에 잔금을 납부해야하는데, 첫 2주 동안 어디서 대출을 받을지 알아보면 된다.


보통 대출은 은행 창구에 가서 상담을 받겠지만... 경락잔금대출은 일반 은행에서는 취급하지 않는다.(매우 중요) 이걸 모르고 무작정 은행 창구에 갔다가 오전을 통으로 날린 기억이 있다.


그리고 낙찰일 다음날 부터 대출상담사들로부터 전화가 빗발치게 된다. 5~6명과 통화를 해봤는데, 대부분 추천해주는 상품들과 대출 조건이 비슷하며 그 중 최대한 친절하고 대응을 잘 해주시는 분과 진행하면 된다.


나의 경우에는 경매 사장님을 통해 소개받은 분과 진행을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다른 상담사들은 참고만 하려고 했었는데.. 어째 소개받은 분 보다 법원에서 번호 뿌려서 받은 분들이 제공하는 조건이 훨씬 좋았다. 대출 금액도 훨씬 많이 나왔고 그리고 그 분들이 추천하는 은행이 내가 이미 주로 사용하는 은행이라 대출 금리 우대를 위해 필요한 부수거래 조건을 이미 다 충족하고 있었다.(보통 적금 상품 가입, 자동이체 몇 건 이상과 같은 조건들이다.)


이런 상황이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대출상담사가 확인해준 조건이 훨씬 나은 것 같아 소개받은 분께 K은행이 더 조건 좋은 거 아닌가요, 라고 했더니 해당 물건의 근저당권자 중 하나가 K은행이라 K은행에서는 대출 거절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시면서 이런 것 까지 체크해주는데 얼마나 좋냐고 하셨다.


그래서 일리 있다고 생각하고 H은행에서 대출을 진행하고자 마음 먹고 자서 일정도 다 잡았는데, 갑자기 어떤 대출 상담사에게 전화가 왔다. 그래서 H은행에서 진행하려고 한다 했더니 금리도 높고 주로 사용하는 은행도 아닌데 왜 굳이 그 은행에서 받으려고 하냐 하길래 K은행이 근저당권자 중 하나라 대출 거절 가능성이 높다고 들었다고 하니 누가 그런 말을 하냐며 엄청 분통을 터뜨리시는거다.. 그러면서 H은행 대출 소개해준 분이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좋은 분은 아닌 거 같다며 잘 생각해보라고 하시는거다.


너무 많은 사람들과 통화를 하고 고민을 하며 너무 지쳐있던 차라 길에서 그대로 울고 싶었지만 많은 고민 끝에 K은행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H은행 대출 건을 무르기 위해 소개받은 분께 전화를 드리고 상황 설명을 드리자 "그 말 해준 대출 상담사가 누구냐, 경매 사장님이 잘 부탁한다 해서 내가 잘 알아봐줬는데 이게 뭐냐, 잘 진행해보시라(비꼼 가득한 어투)"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굉장히 어이가 없었지만.. 여튼 K은행과 대출 진행을 결정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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