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천장 누수 문제로 관리사무소랑 한바탕 한 이야기
배당기일에 따른 임차인의 이사, 인테리어 공사 일정, 현재 거주중인 집 계약만료일을 생각하면 굉장히 빠른 타임라인으로 움직여야 했다. 그러기에는 어느 부분 보다 천장 보수가 시급했는데 우선 관리사무소와 먼저 확인이 필요하다는 조언에 관리사무소에 연락을 시도했다.
임차인이 방문 가능하다고 한 시간이 있어서 그때 관리사무소에 방문을 요청했는데 집에 사람이 없어서 확인을 못했다고 하는거다.(진짜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름) 제발 방문해달라고 관리사무소랑 전화로 입씨름만 해댄지 열흘차, 이래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반차 쓰고 관리사무소에 직접 방문했다.
점심시간 시작하자마자 출발하면 2시쯤 도착 가능한데, 혹시 젊은 여자라 관리사무소에서 대응을 잘 안해주나 싶어서 남친에게도 전화를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남친이 오후 5시에 보는걸로 관리사무소랑 약속을 해버렸다...(나의 3시간은 도대체?)
남친에게 화를 내고 다짜고짜 관리사무실에 찾아갔다. 관리사무실은 5시로 약속했는데 왜 지금와서 이러냐고 했지만 여기서 더 미룰 수 없었기에 그건 내가 전화한게 아니라서 모른다, 이전에 전화할 때마다 약속 어렵다, 당일에 전화해라는 식으로 대응하지 않았냐고 하니 더 말을 붙이진 않았다. 그리고 벽과 천장에 곰팡이가 잔뜩 핀 사진을 보여 줬더니 또 관리사무실 직원들은 2차 침묵에 들어갔다.
관리사무실은 그날 따라 누수 건으로 직원들이 너무 바쁘다며 지금 확인이 어렵다는 말만 했는데 잠깐 보는데 5분도 안 걸리는데 확인 해주면 안되냐고 따졌더니 그럼 4시에 방문하겠다고 했다. 임차인 사는 집에 있기도 뭣해서 밖에서 커피 좀 마시다가 4시에 집으로 갔더니 이미 관리실에서 보고 갔다는 거다.......(그럼 나한테 다시 전화를 해줘야할거 아니냐)
또 열 뻗쳐서 관리사무실에 찾아갔더니 뒤늦게 설비 직원에게 전화해서 확인을 하더라. 그리고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집 상태가 너무 심각해서 집 주인이 화를 안내는 게 이상한데요?
내가 저 한 마디를 듣기 위해 열흘 내내 전화로 사정하고 결국 관리사무실에 직접 방문하여 개진상을 부렸다니 싶었다. 그제서야 관리사무소장이 미안해 하며 윗집과 연락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아파트에서 누수가 발생한 경우, 누수 발생 지점이 전유 부분이냐 공용 부분이냐에 따라 해결 방법이 달라진다. 공용 부분에서 발생한 누수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장기수선충당금으로 보수 공사를 하게 되지만 전유 부분에서 발생한 누수는 세대에서 직접 해결을 해야한다.
우리집의 경우는 우리집 천장 → 윗집 바닥에서 발생한 문제로 윗집에서도 이 문제를 같이 해결해야 했다. 보통 이런 일이 생기면 석고보드 교체, 도배비까지 전부 윗집에서 부담하지만 나는 누수가 아니더라도 원래 천장 도배도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석고보드 교체비용만 윗집에 청구했다.(그리고 이런 걸로 왈가왈부하며 시간 낭비 하고 싶지 않아 도배비는 내가 부담하겠다고 얘기 했다.)
만일 누수가 발생하면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줄여서 일배책이라고들 많이 부른다.)으로 어느정도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미리 챙겨보면 좋다. 자동차 보험이나 암 보험 등 가입 시 같이 가입 가능하고 이런 건 월 부담금도 크지 않으니 잘 챙겨보자. 누수는 구축, 신축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다행히 윗집 분들이 상식이 통하는 분들이라 빠른 시간 내에 얘기가 잘 마무리 되었고 공사 일정에 차질 가지 않게 천장 누수 공사를 할수 있게 되었다.(그리고 내가 공사 진행 중인 인테리어 업체에서 견적을 받았는데 합리적인 비용이라 생각했는지 바로 수락했다.) 주변에 누수 겪은 사람들 얘기를 들었을 때 빨리 대응이 안 되어서 몇달을 고생하고 또 소송까지 간 사람들도 있었는데 다행히 나는 이 부분은 (관리사무소만 제외한다면) 좀 수월하게 진행되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