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없는 매력적인 계절 한정 와인 Federweißer 그리고 청기사파
옥토버페스트의 열기가 저물고 노란 단풍이 물들어가는 10월의 뮌헨은 가을 그 자체다. 일부는 맥주 축제 기간 걸린 감기몸살 및 숙취에서 회복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기온이 똑 떨어져 털모자와 엉덩이를 덮는 길이의 점퍼를 주섬주섬 꺼내고 부드럽고 폭신한 털스웨터도 몽땅 다 꺼내 본격 옷장 정리를 시작한다. 이제 더 이상 반팔 반바지를 입을 날을 없을 거라는 씁쓸한 확신의 계절이다. 10월의 끝자락에는 서머타임도 끝이 나 안 그래도 짧아지고 있는 낮 시간에 속도를 더한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시작되는 11월 중순까지는 아직 한 달도 더 남았다. 옥토버페스트와 크리스마스 마켓 사이 짧은 가을의 날은 페더바이저(Federweisser)로 채워볼 수 있다.
바이에른의 풍요로운 가을은 20세기 초 뮌헨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청기사파 (Der Blaue Reiter) 화가들이 캔버스에 담아내고자 했던 원초적인 색채를 현실에서 보여준다. 외부의 실감 나는 재현보다는 내면의 감정 세계를 추구한 이들은 동물의 영혼을 탐구하고, 대담하고 단순화된 윤곽과 강렬한 색채로 바이에른의 풍경을 그렸다. 청기사파의 작품들을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는 뮌헨 근교 코헬 암 제 (Kochel am See)에 위치한 프란츠 마크 미술관이나 뮌헨 시내 위치한 렌바흐하우스 (Lenbachhaus) 미술관은 황금빛 가을날에 방문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청기사파 화가들의 추상적이면서도 강렬한 붓터치와 원초적인 감성의 표현은 왠지 끝물을 향해가는 햇와인인 페더바이서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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