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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생각 Dec 17. 2018

영유아기 영어교육에 대해 말하다

조기교육과 적기교육: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서

 유아교육계에서도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바로 ‘조기교육’이다. 2018년만 해도 유치원 특성화 수업(유치원 교육과정 운영 후 과목 선생님이 유치원에 방문하여 30분식 수업을 하는 것)에 영어 수업이 금지였다. 하지만 2019년부터 다시 영어교육이 허용된다. 도대체 무엇이 기준이기에 그럴까?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기교육은 과연 도움이 될까?

  내가 생각하는 조기교육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발달에 맞지 않기 때문에 해봤자 소용없다.’이다. 즉, 시간과 돈 낭비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립유치원에서 일 년 동안 영어 특성화를 진행한 것을 옆에서 보고 그 아이들의 영어 실력을 본 결과 영어 실력이 향상되었다고 느끼는 어린이는 25명 중 1~2명이었다. 나머지 어린이들은 그냥 재미있는 말을 따라하는 정도였다.


  두 번째 문제는 조기교육으로 인해 그 영역에 대한 흥미를 잃는다는 점이다.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이다. 매일 매일 하기 싫은 영어수업을 일 년 내내 하다 보면 ‘영어 공부하자!’라는 말만 나와도 ‘싫어요.’가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나중에 정말 해야 하는 시기에 하기 싫어지게 되고 오히려 한 번도 배우지 않은 아이들보다 흥미를 잃고 성취도도 떨어진다는 점이다. 흥미를 잃은 부분에 대해 다시 흥미를 살리는 일이 과연 쉬울까?

조기교육은 그 학문 자체의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

  세 번째 문제는 조기교육을 하는 시간으로 인해 현재 배워야하는, 그리고 경험해야 하는 많은 것들을 해야 할 기회를 놓친다는 점이다. 자신의 인지적 능력보다 높은 영어와 수학 공부를 하는 시간동안 자신에게 적합한 활동들을 한다면 훨씬 즐겁게 할 수 있다. 또한 차라리 놀이를 하게 된다면 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고, 생각하며 성장하는 이 시기에 이것들을 경험하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은 오히려 발달적 측면에서 떨어지는 결과를 나타낼 것이다.


  아마 역으로 이렇게 물을 수 있을 것이다. ‘영어 교육을 그럼 유아들이 흥미를 가지게, 발달에 적합하게, 현재 경험해야 하는 것들을 포함해서 시키면 되는 것이 아니냐?’ 그렇다면 나도 할 말은 없다. 그런 프로그램이 있다면, 이런 것들을 모두 충족해줄 수 있는 교사가 있다면 우리 반 아이들도 배우게 하고 싶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교육 프로그램은 이 모든 것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어설프게 가르칠 거라면 아예 시키지 마라’라고 나는 과감히 말하고 싶다. 


  만약, 정말 조기교육이 좋고 아이들에게 유익한 것이라면 우리나라 국가수준 교육과정을 그 수준으로 짜지 않았을까? 많은 교육자들이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만들어진 것이 국가수준 교육과정이다. 그 아이들의 발달을 고려하고 그 수준을 고려했을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을 기준으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많은 연구 결과들이 조기교육이 훗날 학업 성적과 연계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장 좋은 교육은, 엄마가 읽어주는 책이 아닐까?

  나는 ‘다른 아이들도 다 하는데 우리 아이만 안 해도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고는 한다. 그럴 때 마다 ‘네! 안 시키는 것이 앞서가는 것일 수 있어요.’라고 대답한다. 많은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조기교육을 시키지 않았다고 해서 우리아이가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자신만의 소신을 가지고, 우리 아이가 잘 자라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조급해 하지 않는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만약 우리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정말 앞서가고 똑똑하다고 느껴진다면 조기교육을 추천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유아기에 조기교육은 바로 돈낭비라는 점, 그리고 돈뿐만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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