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청춘보다 아이슬란드 #25
뮈바튼에서 하루를 보내고 좀 더 북서방향으로 이동해 아쿠레이리(Akureyri)로 갔다.
아쿠레이리는 아이슬란드 제2의 도시로, 레이캬비크 다음으로 많은 인구가 모여 살고 있는 곳이다. 그래 봤자 약 1만 8천 명, 2만 명이 안 된다.
우리는 아쿠레이리에서 2박을 하면서 다음날 낮엔 북극해 돌고래 투어를 할 수 있는 달빅에 다녀오기로 했다.
아쿠레이리에서 보내는 첫날밤, 작은 시내를 둘러보았다.
이번 숙소도 찾느라 조금 헤맸는데, 강을 사이에 두고 시내가 있는 저편이 바라다보이는 언덕에 있다는 건 알았지만 어디가 차로 갈 수 있는 길이고, 어디로 가서는 안 되는지를 몰라서 코 앞에 두고도 같은 길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해야 했다.
헤매다 들어간 숙소는 그야말로 개성이 넘쳤는데, 레이캬비크에서 묵었던 호텔에선 냉장고도 까만색이어서, 아 이게 북유럽 스타일이구나 생각했는데, 이 집은 온통 정열의 레드로 가득해 약간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창밖을 보라.
아쿠레이리 인구의 대부분이 살고 있을, 강 너머의 저쪽이 훤히 보인다.
거리가 꽤 가까워서 마음만 먹으면 집 하나하나의 불빛을 모두 훑어볼 수 있을 정도다.
훗날 일 때문에 에어비앤비의 담당자와 메일을 주고받은 적이 있다. 에어비앤비 직원들은 메일 하단에 각자가 추천하는 에어비앤비 숙소의 링크를 걸어놓는 모양인데, 그 담당자의 추천 숙소에 익숙한 집이 나와서 보니 바로 이곳이었다.
피곤한데도 밤늦도록 창밖을 내다보며 음악을 듣고 소주를 마시고 뒤척이게 만든 이곳.
사진 왼쪽에 보이는 흰색 블라인드 바로 앞에 있던 침대를 내가 썼는데, 누워서 저 불빛들이 깜빡이는 걸 바라보느라 한참을 잠들지 못했고, 주방 위 2층에 있는 침대를 썼던 불새는 야경에 취해 아껴둔 소주를 너무 많이 마셨다.
누구라도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