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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골목

79화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79화. 핏줄은 못 속이는 법이야

그날,

아빠의 사촌들이 하나둘씩 버스에서 내릴 때

나는 그들의 얼굴에서 한 사람만 계속 떠올렸다.

바로 우리 아빠.


웃는 눈매,

걷는 걸음걸이,

심지어 고개를 갸웃하는 습관까지

꼭 아빠를 복사해 놓은 것 같았다.

쌍둥이처럼 닮은 얼굴들이었고,

어쩌면 그렇게도 유전자는 정직할 수 있는지

나는 내심 놀라고 또 신기했다.


그걸 느낀 건 나만이 아니었다.

우리 엄마도,

옆집 아주머니도,

그리고 함께 있던 외삼촌까지도

“어머, 저분들 다 아버님 닮았네…”

“진짜 형제도 저렇게 안 닮겠다”

속삭이듯 감탄을 쏟아냈다.


그날 밤,

우리 마을은 작은 잔치가 열렸다.


집안 곳곳에서 국이 끓고,

지짐이 부쳐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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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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