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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ka Oct 08. 2021

그래, 가보자 프리스쿨

미국 프리스쿨 적응기, 셋

미국 학교의 2021-2022 school year는 9월부터 6월까지고, 학교에 등록하는 기간은 보통 1월부터 시작이다. 프리스쿨도 마찬가지로 진행되는데, 인기 있는 곳은 바로 등록하지 않으면 대기를 걸어야 한다. 우리가 등록한 곳은 다행히 5월에도 아직 자리가 남아 있어서 온라인으로 신청서를 제출했다. 부모가 연락이 닿지 않을 때 연락할 사람의 신상 정보, 아이의 주치의 및 치과 담당의, 선호하는 종합병원(urgent care나 소아과 제외), 아이의 알레르기 정보 등을 기입해서 냈다. 사무실에 방문해서 몇 가지 서류와 immunization records 및 registration fee($250)를 내야 최종 등록이 완료되는데, 다니는 소아과에 예방접종기록을 신청해서 받는 게 일주일(이렇게 오래 걸릴 일인가 싶으나) 정도 걸렸다.


수업료
tuition payment terms

6월에야 모든 서류가 준비되어 등록을 마치러 프리스쿨에 갔다. 등록비와 내년 6월 수업료를 합친 금액을 체크에 적어서 냈는데, 이것과 곧 지불할 내년 5월 수업료는 중간에 그만둬도 돌려받을 수 없는 돈(총 $1,397.5)이다. 정해진 인원으로 1년 운영예산을 짰을 테니 이런 정책이 이해는 되지만, 중간에 그만두면 속이 좀 쓰릴 것 같다. 매달 체크를 내기는 불편해서 나머지 수업료는 자동이체를 신청했다. 온라인으로 샤샤삭 신청할 수 있을 거란 착각은 하지 않는다 여긴 미국이니까. 신청서류와 void check를 들고 가서 제출하니 신청 완료. 


7월엔 몇 번에 걸쳐 Right at School 프로그램에 등록하라고 메일이 왔다. 3시부터 6시까지 추가로 프리스쿨에 남게 하려면 등록해야 하는데, 당연히 무료는 아니고 한 달에 $178~$350 가량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리스쿨에 아이를 매일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맡기려면 월 $1,845를 내야 하는 것이다. 또한 픽업 시간이 지나면 5분마다 $20의 비용이 청구된다. 선생님의 시간을 잡아놓는 것이므로 당연한 비용이고, 나는 제때 데리러 가겠다!


학교생활

프리스쿨이라서 특별한 수업이 있는 건 아니고 혼자 놀다가 놀이터 갔다가 모여서 놀다가 밥 먹고 또 노는 일의 반복이다. 그래도 루틴이 있어서 아이가 그것을 반복하고 예측할 수 있는 건 좋은 것 같다. 간식은 학교에서 주지만 점심 도시락은 내 몫이다. 식단을 짜야겠군!


코로나 시국이라 당연한 일이지만 열이 나거나, 설사하거나, 눈병이 났거나 하면 집에 있어야 한다. 지병이 있는 경우 의사가 처방한 약과 처방전이 있어야 학교에서 약을 먹여주고, 그 외 아픈 상황에서는 등교해선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아이 친구가 다니는 프리스쿨은 아파서 결석하는 경우 다 나았다는 의사의 확인서가 있어야 등교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 나라는 병원 당일 예약이 거의 안 되기 때문에 애가 아프면 일단 병원 예약을 하고, 자가치료 후 확인받으러 가야 하는 웃픈 상황이 되는 것이다. 우리 동네 킨더는 아파서 이틀 이상 결석하는 경우 코로나 음성 결과지를 제출해야 등교가 가능하다. 아이들이 즐겁게 학교 다니기도 어려운 시절을 산다.


프리스쿨에서 아이가 아프거나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5분 이내에 부모 또는 등록한 제삼자가 전화를 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911을 호출한다고 한다. 첫째가 있는 집과 플레이데이트할 때 엄마들이 전화기를 꼭 쥐고 있던 이유가 이거였구나.


방학은 총 4주다. 어딘가 놀러 가려면 이 시기를 노려야 하는데 모두들 노리기 때문에 다 비싸다는 게 함정이다. 지갑이 눈물 흘려도 놀러 가고 싶으면 가야지요.



유의사항


옷을 비롯한 모든 개인용품에는 이름표를 붙여야 하고, 백팩/코스튬/망토/캐릭터드레스/잠옷/샌들/부츠 등은 프리스쿨에 가져갈 수 없다. 이 학교는 weapon free school(당연한 거 아닌가??)이라서 총, 칼 등의 장난감을 가져와서는 안되고, 이것들이 인쇄된 옷이나 신발 등도 착용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도시락은 바로 먹을 수 있는 고기/채소/과일 등이 적절하게 들어가야 하고 두 장의 냅킨을 같이 보내야 한다. 선생님들이 뚜껑을 여는 것 정도는 도와주지만 음식을 데워주거나 먹여주지 않는다고.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한국처럼 세심한 배려(라고 쓰지만 실제로는 시중이겠지요)를 기대하면 실망만 남을 뿐.


화장실을 혼자 다녀올 수 있는 아이만 등교할 수 있고, 선생님은 아이들이 옷을 입고 벗는 것만 도와줄 수 있다. 보통 프리스쿨은 기저귀를 뗀 아이들이 가는 곳이고, 그래서 데이케어가 더 비싸다. 일부 프리스쿨은 추가 요금을 받고 기저귀를 떼지 않아도 입학시키기도 하는데, 이 프리스쿨은 기저귀를 하는 아이는 아예 받지 않는 것이다. 입학할 때 기저귀를 떼지 못해서 등교를 할 수 없어도 환불을 요구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다른 아이를 공격하는 경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아이에게 주의를 줄 수 있으며, 심한 공격 행위(특히 무는 행동)를 보이면 집으로 돌려보낸다고 한다.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퇴학시킬 수 있다고 쓰여 있다. 설마 그럴 일이 프리스쿨에서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14쪽에 달하는 부모 안내문을 읽고 준비할 것들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도시락통, 도시락 가방, 의류용 이름표, 네임펜, 지퍼락, 작은 어린이 치약. 아유 나 학부모야 뭐야뭐야 부산을 떨었던 거에 비하면 별 거 없긴 하다.


아이와 우리의 마음의 준비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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