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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ka Oct 27. 2021

생일 초대를 받았다

미국 프리스쿨 적응기, 아홉

프리스쿨 3주 차에 생일 초대장이 날아왔다. 아이에게 초대장을 보여주면서 어떤 친구인지 아냐고 물으니 모른단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생일파티는 가고 싶다고 하길래 참석인원을 표시해 답을 보냈다. 미국은 파티문화가 많아서인지 초대장을 발송한 evite  사이트에 가보니 다양한 초대장과 카드, 파티 아이디어 등이 제공되고 있었다. 나도 나중에 써야 할지도 모르니까 일단 기억해둔다.


처음 받은 생일초대. 선물을 준비해야지


선물은 보통 $20 내외로 준비한다고 해서 타겟에 가서 적당한 것을 골라 계산하고 gift receipt(선물이 중복되거나 맘에 안 들 경우 교환하기 위함)을 받았다. 아이가 만든 생일카드와 gift receipt을 봉투에 넣고 선물을 잘 포장하여 아이방 한편에 두고 파티 날을 기다렸다. 


생일파티 이모저모 & 답례품


생일파티 장소인 놀이터에 조금 일찍 도착했더니 정자에 파티 장식은 되어 있는데 아무도 없어서 일단 기다렸다. 5분 정도 지나니 선물꾸러미를 들고 가는 가족이 보여서 우리도 차에서 내렸다. 생일인 아이의 부모님께 선물을 건네고 간단히 통성명하고 축하의 말을 건넸다. 사람이 어느 정도 모일 때까지 놀이터에서 노는 분위기여서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로 갔다. 웹캠에서 본 아이들이 있으면 가서 인사하고 꼬꼬도 같이 놀 건지 물어보기를 반복했다. 아이를 위해 강제 개방된 소셜 모드. 통성명을 하고 나서 입안에서 이름을 반복해서 불러봤지만 얼굴과 이름을 연결하기가 어려웠다. 인도사람들 이름 너무 어렵... 부모들 이름은 다 잊어버렸고 아이들만 예닐곱 명 기억할 수 있게 됐다.


1시간 가까이 지난 후 주최자가 모이라고 해서 정자로 갔더니 파티가 시작됐다. 풍선 아티스트가 와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풍선을 만들어줬고, 피자가 도착해서 다 함께 점심을 먹었다. 그러고 나서 생일을 맞은 아이가 스파이더맨 옷을 입고 스파이더맨 케이크 앞에 앉았다. 다 같이 생일노래를 부르고 케이크를 자른 뒤, 갑자기 아이들이 봉투 하나씩 들고 줄을 서기 시작했다. 정자 한쪽 처마에 알록달록하게 꾸며진 숫자 4가 매달려 있었는데 아이들이 막대기로 그걸 네 번씩 치기 시작했다. 뭘 하는 건가 싶어서 우리도 줄을 섰는데, 꼬꼬 뒤에 섰던 아이가 막대기를 휘두르자 숫자 상자가 부서지면서 캔디와 초콜릿이 쏟아졌다. 아아 이거 오자미 던지기 같은 거구나?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손에 든 봉투에 달다구리들을 쓸어 담았다. 꼬꼬는 당황하며 서 있다가 하나도 줍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이런 치열한 경쟁이 낯선 무남독녀.


두 시간이 지나자 파티도 끝이 나서 구디백을 받아 집에 돌아왔다. 구디백에는 작은 장난감과 사탕 정도가 들어있었다. 꼬꼬에게 재미있었냐고 물으니 엄청은 아니고 그냥 재미있었다고 한다. 엄마는 어떠냐고? 그냥 난 기력이 없다 왜 그럴까.


evite, punchbowl 등을 통해 오는 초대장들


그 후로 생일 초대장이 계속 날아오고 있다. 야외 놀이터에서 하는 파티는 괜찮았는데 키즈카페에서 하는 파티는 아무래도 망설여진다. 거의 매일 비 오고 날이 추우니 앞으로 열리는 파티는 당연히 실내일 텐데, 이 시국에 50명도 넘는 인원이 두 시간 동안 밀접 접촉하면 괜찮을 것 같지가 않아서. 혹시 못 가더라도, 생일 축하해 어린이들!





얼마 전 한국에 사는 친구가 아이 유치원에서 생일파티를 해줬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차림이 너무 훌륭하길래 이걸 다 준비해서 보냈냐고 물었더니 생일 케이크만 보내면 나머진 다 꾸며준단다. 역시 한국! 여긴 당연히 그런 건 없고, 아이가 다니는 프리스쿨의 경우 교내 생일 축하에 대한 규정이 따로 있다. 매장에서 구매한 과자를 그 상태 그대로 보내면 간식 시간에 같이 나눠 먹으며 소소하게 축하를 나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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