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라는 말은 쓰지 않기로 한다
2024년 겨울에 카페 겸 와인바를 오픈했다. 영등포역 근처에 소재한 건물 2층에 자리를 잡고 한 달 동안의 반(half) 셀프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이런저런 세팅을 마치고 운영을 하다 보니 어느덧 오픈한 지 4개월이 다 되어 가는 시점이다.
가게 창업을 위해 사업자등록을 하면서 나는 대한민국 공식 '자영업자'가 되었다. 그런데 나는 이 '자영업자'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단어의 힘은 개념과 뉘앙스에서 나오는데 이놈의 '자영업자'란 말은 개념도 불명확하고, 뉘앙스도 어둡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비실비실 힘이 없는 단어다. '개인 사업가'란 좋은 말도 있는데 굳이 힘 빠지는 단어를 쓸 이유가 있을까.
더구나 요즘 같이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자영업자란 말 앞에 '영세'란 말까지 딱 붙어서 뉴스기사면을 돌아다닌다. "영세 자영업자, 너무나 힘들다", "영세 자영업자 폐업률 급증", "영세 자영업자, 정부 지원 간절해", 이런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제는 "영세"란 말만 들어도 자영업자란 단어가 떠오르고, 자영업자라고 하면 "영세"하여 힘들게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여러모로 지랄 같은 말이 되어 버렸어.)
아무튼 나는, 그래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이지만, 그렇게 비실비실하게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고, 앞으로 이 가게를 어떻게든 키우고 멋진 공간으로 만들 '개인사업자'가 되고자 한다.
이런 굳은(?) 다짐을 기반으로 가게 운영일지를 차근차근, 창업준비 과정부터 차곡차곡 써보려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그동안 창업하랴, 가게 세팅하랴 너무 바빴다는 건 팩트지만 핑계고, 그저 우물쭈물하다가 차일피일 미룬 결과다. 미국 극작가 마크트웨인의 묘비에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말이 써 있다던데,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이제라도 가게운영 일지를 써 볼 참이다.
매거진 <작은가게 사업노트>는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창업 이야기 등은 가급적이면 빼버리고 개인적인 창업 경험과 가게운영 에피소드, 배운 점과 배울 점, 유용한 정보 등을 적절하게 버무려 "읽을만하고 도움 되는 사업노트"가 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