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칭찬해~
대한민국은 북한과 북한과 함께하는 중국 러시아의 위협 탓에 유달리 무기 성능과 수량에 민감하면서도 예산도 한정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좋은 물건을 많이 사면서도 그 무기의 성능에 맞는 값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값도 싸야 한다는 매우 어려운 조건으로 장비를 구매합니다. 또한 까다롭게 무기를 구매하는 대한민국의 무기 대량 구매는 판매되는 무기의 선전 효과에도 좋기 때문에 다른 중소국가에 2차, 3차로 판매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대표적으로 싱가포르 공군이 라팔을 떨어뜨리고 F-15SG를 선정한 건 한국군이 F-15K를 도입했다는 사실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214급 잠수함의 경우도 그리스가 불만을 제기할때는 다른 국가들도 도입을 망설이다가 한국군이 도입해서 쓰는 걸 보고 터키와 포르투갈도 계약했습니다. 이렇듯 우리나라가 예산에 비해 해외 무기를 수입을 아주 잘 구매하기 때문에 다른나라 무기도입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전설로 통하는 한국군의 놀라운 무기 구매 방법을 소개합니다.
한국전쟁 이전, 손원일 제독이 함선을 구매하려 했을 때 척당 2만 달러를 불렀던 순찰정 화이트헤드를 미 해양대학교로부터 18,000달러에 구매하였습니다. 450톤으로 1950년대 당시 남북한 해군함정들 중 가장 컸습니다. 이 화이트헤드가 바로 대한민국 첫 전투함 백두산함입니다. 또 미 서해안의 산 피에트로 항으로 이동해 배를 각각 금강산함, 삼각산함, 지리산함이란 이름으로 3대나 사오고, 예인비도 판매측이 부담하였습니다.
베트남전에서 미군이 서서히 철수하기 시작하자 남베트남은 미국한테 무기를 요구하였고 미국은 적당히 사용할만한 전투기로 F-5를 제공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F-5를 제공하기로 하고 한국 공군에 빌려줬던 F-5A 프리덤 파이터 36대를 도로 가지고 가겠다고 하였습니다. 당시 옥만호 공군참모총장은 "F-5A 못 준다. 정 가져가려면 팬텀 주고 가져가라"고 말하였고 미국은 절충안으로 F-5와 F-4를 2:1로 교환하는것을 제안하고 18대의 팬텀을 우리군에 3년간 임대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종전 후 미국이 도로 찾아가려 하자 주영복 공군참모총장이 방위성금을 걷어 완전히 구입했다고 합니다.
베트남전에서 헬기가 활약하는 것을 보고 탐이 났던 한국군은 휴즈사의 OH-6과 벨사의 OH-58에 경쟁입찰하게 됩니다. 이 때 미군의 경헬기 납품 경쟁에서 OH-58에 패해 돈이 급하던 휴즈사는 파격적으로 싼 값을 불렀습니다. 원래 한국군은 AH-1같은 본격적인 공격헬기를 원했지만, 어렵던 시절 이런 고가의 헬기를 다수 들여오기는 무리였고 OH-6은 AH-1의 반값도 안돼서 이것을 257대 구매하게 됩니다. 1970년대 당시 세계적으로 공격헬기를 보유한 나라는 거의 없었고, 200대 이상의 헬기를 원했던 한국의 경제사정상 이보다 더 좋은 헬기를 갖기는 힘들었습니다.
미국이 M60 패튼 전차를 팔기를 거부하자 한국군은 독일 크라우스 마파이(Krauss-Maffei) 사와 접촉해서 레오파르트1 도입 계약 체결 직전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은 ROKIT 사업을 제안했고, 그 결과물이 K1 전차입니다. 당시 한국군이 독일, 미국을 두고 밀땅하지 않았다면 한국군의 주력 전차는 21세기에도 M60이나 레오파르트 1이 될 뻔했습니다.
KFP사업 당시 한국 공군은 선회전 성능이 좋은 미 해군의 F/A-18을 원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탓에 대량 도입이 불가능하자, 다른 후보기종인 F-16을 도입하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 공군은 계속 F/A-18을 사고 싶어하는 모습을 계속 보이면서 여러가지 옵션을 챙겨오게 됩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미군보다 빨리 인수받은 AIM-120B형 그리고 어떤 동맹국에게도 수출한 바 없는 AGM-88, 그리고 F-16이 여러 면에서 마개조가 된 점입니다. 그러니까 KF-16의 성능은 전부 한국에 판매하기 위해 록히드가 부담한 특별 서비스였습니다. 그리고 AIM-120B의 도입가격은 초기 생산형이라 비쌀 수밖에 없는데도, 현재 시세와 크게 차이가 안날 정도였습니다.
미 공군이 F-15 200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이를 판매한다는 움직임이 보이자 한국 공군은 FX 사업에 유로파이터, 수호이 그리고 궁극의 라팔을 후보로 올리면서 경쟁을 펼치게 만들었습니다. 미국과 보잉사는 한국 공군이 바로 구매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한국 공군이 다른모습을 보이자 황급히 F-15의 판매가를 내리게 됩니다. 그래도 마음이 다급했던 보잉사는 처음 제안한 F-15E를 더욱 강력하게 업그레이드한 F-15K로 바꿔서 제안하면서도 오히려 값은 F-15E보다 더 싸게 불렀습니다. 당시 FX사업에 참여했던 실무자의 말에 따르면 도입 관련하여 미군 + 보잉사 vs. 한국 공군간의 엄청난 설전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한국군은 기존에 제시했던 값에 비해 훨씬 싼 값에 F-15K를 도입하게 되었고 당시 F-15K의 성능은 현존하던 F-15 계열 중 최고 사양을 자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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