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자

by 김민

세기의 시인이 쓴

달랑 시 한 편이

누군가의 인생을 통째로 뒤흔든다.

어느 나라를 대표하는

시선 모음집의 한구석에서

조용히 숨죽여 기다린다.

펼치는 순간 바로

두 팔 벌려 와락 끌어안는다.

그러므로,

적게 쓴다고

소재가 없다고

남보다 못하다고

영감이 사라졌다고

자책하지 말자.

숨죽여 인내하자.

철저히 깊어지자.

끈질기게 노래하자.

훗날 두 팔 벌려 와락 끌어안을

그 누군가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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