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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민아 Jul 26. 2022

미라클은 습관이 만드는 것

8시 20분에 일어나서 40분에 출근했던 진정한 아침 게으름뱅이

내게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이냐면,

학교와 회사를 다녔을 때를 돌아보면 다 설명된다.

소위 모범생이었던 나는, 아침 등교 시간만큼은 모범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정말 ‘억지로’ 아침에 깨서 학교를 갔던 장본인이다.

그래도 겉으로 보기엔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꾸역꾸역 아침에 시간 맞춰 등교한 날이 거의 다였으니까.


하지만 중3 사춘기 때 반항심과 함께 첫 번째로 터진 게

바로 등교시간을 지키지 않는 것이었다.

결국 나 때문에 우리 반에는 ‘지각 벌금 제도’가 생겼는데,

나중에 이 벌금을 모아 반 이름으로 불우이웃 성금을 하게 되었을 때

담임선생님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건 변민아가 대표로 내는 거다.”


그만큼 내 벌금이 성금의 대부분을 차지했었다.

심지어 반장이었는데 그랬으니,

처음에는 체벌도 받고 했으나 좀처럼 고쳐지지 않자

선생님도 어느 순간부터는 포기하셨다.


그다음, 에피소드는 회사다.

내가 아침에 일어나지 못한다고 하면 가장 의아한 것이 회사 생활일 테다.

나름 멀쩡하게 회사 생활을 한 사람이었으니까.

게다가 참 신기하게도 나는 직장인 시절 지각을 거의 하지 않았다.

심지어 두 번째 회사에서는 단 한 번도 지각을 하지 않았다.

딱 하루, 지각을 하긴 했는데 그날 운이 좋게도(?) 눈이 와서

전사적으로 지각을 면해주었다.

이제 와서 고백하건대 눈 때문에 늦은 것도 있었지만

그날 정말 늦게 일어나기도 했었다.


회사 다닐 때 내가 어떻게 출근을 했는지 처음으로 밝힌다.

김포나 일산에서 파주출판단지로 갔었기 때문에 차로 ‘달리면’ 20분,

진짜 운이 좋으면 17분 정도 걸려서 도착하곤 했다.

회사는 오전 9시까지 가면 되었지만, 당연히 8시 반부터 8시 50분 사이에

오길 바라는 게 팀장님의 마음이었고 회사의 바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보통 언제 일어났냐면

믿기 어렵겠지만 8시 20분에 일어났다.

솔직히 말하면 35분에 일어난 적도 있다.

이게 가능하냐고 묻겠지만 정말 가능했다.

나는 거의 10~15분 만에 준비하는 데 도가 터서

그 안에 화장까지 하고 출근하였고,

도로에서는 레이서가 되어야 했다.

파주출판단지는 거의 평행주차를 해야 했는데

정말 빠른 시간에 주차에 성공해야 했기에

나도 모른는 사이에 평행주차의 달인이 되었다.


나쁜 버릇인 걸 알아서 고치려 했으나

절대 고칠 수 없었던 한 가지 이유가 있었다.

늦게 잤으니까.


거의 새벽 2-3시에 자는 게 일상이었기 때문에

8시 반에 일어나도 5-6시간을 자는 것이었고,

평소 10시간은 자야 개운하다는 느낌을 받는 나로써는

고역도 그런 고역이 없었다.


그랬던 나도 아침에 아주 잘, 그것도 상쾌하게 일어나는 때가 있었는데

여행지에서의 아침이었다.

여행지에서, 특히 해외 여행을 갔을 때는

시차까지 단번에 극복하며 아침에 일어나 반드시 ‘조식’까지 먹어야

그날이 시작된다며 부지런을 떨던 나였다.

그래서 그런지 남편이 유학해서 3개월간 네덜란드에 같이 체류하던 때는

아침에 참 잘도 일어났다.

매일이 여행하는 기분을 느꼈던 것 같다.


신기한 건, 아침에 잘 일어나는 시기에는

하루 자체가 굉장히 규칙적으로 흘렀다는 것이다.

나름의 루틴이 잡혔고, 그 루틴대로 생활했었다.


나름 규칙적으로 지냈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고3 때가 그랬고, 휴학하고 중국어 공부 한창 하던 시절도 그랬다.

식사 시간이 일정했고, 메뉴도 일정했던 적도 있다.






어제부터 나는 다시 규칙적인 삶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미라클 모닝의 핵심은 전날 밤이다.

전날 일찍 잘 자야만 이게 지속성 있게 유지된다.

한마디로 ‘자는 시간이 일정해져야’ ‘일어나는 시간도 일정해지는 것’이다.

어제 나는 새벽 1시 넘어서 잤지만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부디 내게 아침에 눈을 뜨는,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게 뜨는 기적을 내려달라고.

그리고 아래 영상을 들으면서 잤다.


https://youtube.com/watch?v=NSNY8qDUKqw&feature=share



놀랍게도, 희한한 숙면을 체험할 수 있었다.

반쯤 깨어 있는 것 같은데 몸은 전혀 피곤하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나는 우주 속에 둥둥 떠 있는 듯했고 광활한 대지를 달리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솔직히 깸 없는 깊은 잠은 아니었다. 중간에 새벽 3시쯤 깼기 때문이다.

그래도 6시에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었다.

남들에는 6시에 일어나는 게 별일이 아닐 수 있지만

평생을 잠 문제로 골치 아팠던 나에겐 기적과 다름이 없었다.


‘미라클 모닝’에서 ‘미라클’은 같은 시간에 동일한 일을 하는 규칙성을 의미한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기적을 만드는 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행위 자체라기보다

규칙성에 있다. 이게 모닝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미라클 애프터눈, 미라클 나이트에도

적용되는 개념인 것이다.


켈리 최 회장님은 기적은 행동하는 자에게 찾아온다고 하셨다.

이를 지금 나에게 적용한다면 기적은 ‘매일’ ‘규칙을 갖고’ 행동하는 자에게 찾아온다고 할 수 있겠다.

내일도 나는 기적을 일으킬 것이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믿을 것이고,

진심을 다해 기도하고 잠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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