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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2월18일]내가 창원까지 간 이유

“서울도 아니고, 창원까지 꼭 가야해?”

내 기억엔 한달 전 즈음 남편에게 창원에서 열리는 자기계발소모임에 참석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었던 것 같다. 크게 반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꺼이(?) 허락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남편의 마음은 계속 불편했나보다. 막상 D-day 가 다가오니 그의 마음이 전달되어 왔다. 내 마음도 불편했다. 출발 전날 새벽까지 서로 대화를 통해 오해와 이해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쌓인 감정을 쓸었다. 그 결과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창원의 ‘청춘도다리’ 모임에 참석을 하기 위해 편도 4시간 버스를 타고 아래고, 저 아래로 향했다.


남편 말대로 서울도 아니고 천안에서 창원까지 굳이 왜? 가고 싶었을까? 딱히 한 가지 이유라고 할 수는 없다. 만약, 단 하나의 이유였다면 여러 사람 희생, 돈, 시간을 쓰면서까지 가고 싶다고 우기지 않았을 것이다. 2월 청춘도다리 무대로 첫 강연을 데뷔 하는 세실 작가님의 축하와 응원, 말로만 듣던 도다리 현장의 궁금증, 경남 지역에 살고 있는 보고 싶은 얼굴들의 만남. 이 모든 것이 한 번에 가능한 기회였기에 놓치고 싶지 않았다. 매월 열리는 모임이지만 굳이 2월 이어야만 했던 이유는? 세실 작가님의 첫! 무대라는 이유가 가장 컸고, 또 ‘꼭 가보고 싶다’ 는 두근거리는 마음의 울림에 바로 답해주고 싶었다. 당장 실행으로 옮기지 않으면 스물 스물 사라져 버릴 거라는 걸 알기에.


그렇게 왕복 8시간이라는 시간을 들여 참석한 청춘도다리 모임은 다시 생각해도 1% 도 후회가 남지 않을 최선의 그리고 최고의 선택이었다. 그만큼 뜨거운 현장 속 열정의 시간이었다. 세실 작가님을 포함한 총 4명의 일반인 연사들의 강연이 어떤 유명인사의 강연보다 와 닿았던 이유는 나 또한 그들과 같은 일반인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어쩜 저렇게 재미있게 말을 잘하지?’ 했는데 그렇게 되기까지 그 과정을 들어보면 말을 잘해서 ‘부럽다’는 마음보다 ‘역시 모든 것에는 그만한 과정이 있는 거구나.’ 느낄 수 있었고 어떤 분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또 다른 분은 강점을 더욱 살려서 지금의 이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등학생 연사도 있었는데 그는 왕따를 극복하기 위해 우연히 배우기 시작한 피아노를 계기로 피아니스트의 꿈을 품고 이 자리에 섰다. 내 나이를 정확히 반토막 한 어린 친구였지만 참 기특했다.


위에서 창원까지 간 여러 이유를 이야기 했지만 결국 ‘관계’ 라는 하나의 이유로 좁혀진다. ‘도다리’ 라는 낯선 모임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던 이유, 정말 편한 마음으로 갈 수 있었던 것은 은대 작가님 이하 ‘글사랑’ 멤버 덕분이라는 사실을 문득 깨닫는다. 그렇게 ‘글사랑’ 이라는 하나의 집단을 통해 ‘도다리’ 뿐 아니라 또 다른 기회와 도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결국 우리는 각자의 인생을 걸어가지만 어딘가에 소속 되어진 관계 속에서 더욱 나다운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중요한 것은 중심과 균형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모든 것의 중심은 나여야 한다는 것.


내가 창원까지 간 이유? 관계를 위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과 최고의 선택 이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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