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가기 질문상자 글쓰기 + 낭독 프로젝트
1
6 장
그는 방향을 바꾸어 기둥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이제 몸을 웅크리지도 않았습니다.
온 몸을 쭉 펴고 모든 애벌레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습니다. 그것들이 서로 다르면서 그토록 아름다운 것에 경탄했습니다.
2
예전에 미처 이러한 사실을 몰랐던 자신에 대해서 놀랐습니다. 그는 만나는 애벌레들에게마다 속삭여 주었습니다.
"나는 꼭대기에 가 봤어. 그런데 그곳에는 아무 것도 없어."
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곧이듣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올라가는 데만 정신이 팔렸던 것입니다.
3
"거짓말 마. 꼭대기에 가 보지도 못했으면서."
하고 말하는 애벌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중 몇 마리는 충격을 받았고 그의 말을 좀더 자세히 들으려고 올라가던 길을 멈추기도 했습니다. 그 중 한 마리는 고뇌에 찬 소리로 중얼거렸습니다.
4
"그게 사실이라면 그런 말은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달리 어쩔 도리가 없잖아?"
"우리는 날 수가 있어! 나비가 될 수 있단 말이야! 그 꼭대기에는 아무 것도 없으니 신경쓸 필요가 없어!"
줄무늬애벌레의 대답은 모두에게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신까지도 놀랐습니다.
5
그가 높이 올라가려는 본능을 엉뚱하게 잘못 생각했다는 사실을 이러한 자신의 말 속에서 깨닫게 된 것입니다.
꼭대기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기는 것이 아니라 날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줄무늬애벌레는 자기내부에 한 마리의 나비가 들어 있을 것이라는 기쁨에 취한 기분으로 다른 애벌레들을 바라 보았습니다.
6
그러나 그들의 반응은 전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눈빛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즐겁고 영광스러운 이 새로운 사실은 받아들이기 벅찬 것이었고 정말 같지가 않았습니다. 만일 사실이 아니라면 어쩔 것인가?
7
그 기둥에 바쳐 왔던 희망의 빛은 희미해져 갔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고 비현실적인 것 같았습니다.
내려가는 길이 너무 먼 것같았습니다. 나비에 대한 꿈도 사라져 갔습니다. 의문이 줄무늬애벌레에게로 덮쳐 왔습니다.
8
그 기둥이 무섭도록 거대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는 무턱대고 허우적거리며 나아갔습니다.
그 믿음을 포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되었지만, 그렇다고 그 믿음이 이루어 질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9
한 애벌레가 빈정댔습니다.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곧이 들을 수 있니? 우리의 생활은 땅에서 기어오르는 길밖에 없어.
우리의 꼴을 아무리 살펴본들 그 속에서 나비가 보이지 안잖아!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애벌레의 생활을 즐기는 수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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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줄무늬애벌레는 한숨을 내쉬면서 생각했습니다.
"아마 그의 말이 옳을 지도 모르지. 내 말에는 아무 근거가 없으니까. 그렇다면 내가 필요해서 만들어낸 이야기란 말인가?"
그는 아픈 마음으로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 줄 만한 친구를 찾으면서 쉬지 않고 내려갔습니다.
11
"나는 나비를 보았어 - 삶에는 보다 나은 것이 있을 거야."
어느 날 그는 마침내 밑에까지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12
7 장
줄무늬애벌레는 지치고 슬픈 마음을 안고 지난 날 노랑애벌레와 함께 뛰놀던 그 옛 장소로 기어갔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기진맥진하여 더 이상 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는 웅크린 채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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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마침내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그 노란 생명체가 찬란한 두 날개로 그에게 부채질을 해주고 있었습니다.
"혹 꿈이 아닌가?"
그는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14
그러나 그 행동은 너무나도 현실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의 사랑에 넘쳐흐르는 눈길이, 나비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믿도록 해 준 것입니다.
그녀는 조금 떨어진 곳에 갔다가 다시 날아왔습니다. 그에게 따라오라는 듯 몇번을 그렇게 되풀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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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그도 따라가 보았습니다.
그들은 마침내 찢어진 두 개의 고치가 매달린 어느 나뭇가지에 이르렀습니다.
나비는 그 고치 중의 하나에다가 그녀의 머리를, 다음에는 그녀의 꼬리를 계속해서 들이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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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녀는 그에게로 날아와서 그를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그녀의 더듬이가 떨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하지만, 그는 무슨 말인지 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차츰차츰 알아들을 것 같기도 했습니다.
17
마침내 그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줄무늬애벌레는 또 다시 기어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그는 무서워졌습니다.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8
그리고 노랑나비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THE END
... or the Beginning...
[출처] 꽃들에게 희망을(마지막 6,7장 본문)|작성자 와우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