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예산군, 수덕사 대웅전

by Atticus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가 언제였을까.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처음 이곳에 와서 주차장에서 내렸을 때 정신없는 장면은 잊히지 않는다. 자기 가게로 들어오라는 수많은 사람들과 어지러운 간판. 나는 수덕사 대웅전을 보러 왔는데, 그런 내 마음이 잘게 나눠지는 느낌. 다섯 번째 방문인 오늘도 여전히 주차장을 내리면 여기가 진짜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치는 건물인 수덕사 대웅전이 있는 곳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기분은 끈덕지게 따라붙다가 일주문을 지나면서 서서히 사라진다. 마치 여기서부터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듯이.


일주문을 지나고 오르막을 지난다. 그리고 또 지난다. 또 지난다. 중간중간 여기가 진짜 사찰이 맞나 싶은 광경들도 지나간다. 어차피 나는 수덕사 대웅전을 보러 온 것이니까 하고 눈길을 주지 않고 걷다 보면, 그러면 여기가 진짜 마지막 계단이라는 듯이 우뚝 솟은 계단이 가로막고 있다. 이렇게까지 해서 여기를 와야 하나 하고 이 계단을 넘어가는 순간 수덕사 대웅전이 눈앞에 서 있다.


약, 7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곳에 있었던 수덕사 대웅전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주차장에서 내려 여기까지 걸어왔던 모든 의심들이 사라진다. 맞아, 난 이걸 보러 왔지. 수덕사 대웅전에 대한 안내판도, 그리고 이 건축에 내려진 수많은 찬사도, 그리고 찰나를 살아가는 우리도 이 건물 앞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는 듯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건물을 보고 지나갔을 거라 헤아려보니, 숫자라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모든 부질없는 것들을 잊게 만드는 공간이다.


수덕사 대웅전 앞에 서서 건물을 한참을 쳐다본다. 쳐다보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해 이상함이 느껴진다. 생각해 보니 나는 항상 여기에 오면 한참을 서 있었다. 그 서있었던 나를 기억하면서, 그 앞에 서있다.


사람을 압도하는 공간이 있다. 대자연이 주는 압도함도 있지만, 건축이 주는 압도함도 있다. 나는 수덕사 대웅전 앞이 그런 공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