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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계절 Dec 07. 2023

잠시만요, 지금까지의 그 '과정' 흘려보낸다고요?

당신에게 '프로세스' 소통이 필요한 이유, <프로세스 이코노미> 


올 3월쯤이었나, 누군가 '250(이오공)'을 아느냐고 묻더라. 그래서 들어보게 된 이오공의 '뽕짝'은 내게 가히 충격적이었다. 나만 몰랐을 뿐, 그는 이미 유명했다. '올해의 음반'과 '올해의 음악인'을 포함 4관왕에 오르기도 했고, 뉴진스 프로듀서로도 알려졌으니까. 


흥미로웠던 건 뽕삘 나는 그의 음악만은 아니었다. 유튜브에는 이름하여, '뽕을 찾아서'라는 그의 다큐멘터리 영상도 있었다. (아니, 여보세요. 진심으로요..?) 몇 화에 걸친 시리즈물이었는데, 1화 영상이 업로드된 건, 무려, '5년 전'이기도 했다. 1화 영상 초반, 이오공은 이렇게 말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댄스 음악을 만드는 이오공이라고 합니다. 이 영상에는 우리 주변 곳곳에 있는 뽕을 찾는 과정이 담겨있습니다." 


영상의 댓글에는 이오공의 철학과 가치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음악만큼이나 음반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즐기는 듯 보였다. 사람들이 소비하는 건 '뽕짝'이라는 음악뿐만이 아니라, 이 장르를 향한 이오공의 철학과 가치, 그리고 이를 실현하는 그의 '과정'이기도 했다. 


이런 이오공의 사례가 떠올랐던 책을 만났다. 

아웃풋이 아닌 프로세스를 파는 새로운 가치전략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 <프로세스 이코노미> 



팔아야 하는 건 제품이 아니라, 그 과정의 철학이 담긴 스토리다,라고 말하는 책. 

브랜드의 공고한 가치와 철학, 정답이 아니라 수정을 추구하는 과정, 여기서의 커뮤니케이션의 힘을 믿게 된다. 브랜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PR 전반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 등 모든 것들의 상향 평준화 시대다. 그래서 '아웃풋'의 작은 차이보다 '과정'을 판매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단다. 옷을 만들어 판다고 치면, 아웃풋인 옷의 '품질', '디자인'보다, 옷을 만드는 프로세스인 '스토리'를 차별화해서 팔아야 한다는 말이다. 프로세스에 가치가 생기려면 독특한 스토리나 확고한 철학이 담겨야 하고, 의미가 있어야 한단다. 


경영컨설턴트 이자 작가인 야마구치 슈는 <뉴타입의 시대>에서 앞으로는 ‘필요한 것’보다 ‘의미 있는 것’의 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생활필수품처럼 단순히 필요한 상품이 아니라 나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상품이 더 높은 가치를 갖는다는 말이다.


기업의 이미지 구축에도 프로세스 가치 전략이 반영된다. 기업을 향한 '감정 가치'와 '참여 가치'가 주목을 끌기 때문이란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인종차별 문제가 불거지면 기업들이 차별과 편견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내보내는데, 이는 해당 기업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참여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프로세스'의 묘미는 진심으로 '왜'에 몰두하는 사람들은 보면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공감하고 응원하고 싶어 진다는 것에 있다고 한다. 어떤 흔들리지 않는 '왜'와 '가치관'에 반하고, 이를 닮고 싶어 한단다. 그렇게 때문에 기꺼이 프로세스 이코노미의 참여자가 되고, 나아가 세컨드 크리에이터*가 되어 응원해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BTS 란다. (*세컨드 크리에이터는 프로세스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 


BTS 소속사는 마치 선교사들이 종교를 퍼트리듯이 미개척지에 케이팝의 매력을 알릴 세컨드 크리에이터들의 활동을 지지했다. 전형적인 프로세스 이코노미 방식으로 아미를 한 곳에 모았고,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팬들의 연대를 확장해 나갔다. 말하자면 BTS의 ‘왜’가 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 스토리에 깊이 스며드는 것이다


프로세스를 파는 가장 대표적인 곳이 상품으로써의 스타트업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미친 듯이 본질과 철학에 몰두하고, 그 과정에 직원들을 참여시키곤 하니까. 왜왜왜 왜 때문지 논리적이고 감정적으로 설명하고, 성장 스토리를 매번 써나가니까 말이다. 


어렵지 않은 얘기, 주변에서 느낀 전략들.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어, 한번 훑기 좋은 책. 

앞서 만들었던 서사와, 이미 흘러가버린 여러 이야기를 생각했고, 앞으로 만들어갈 과정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의미와 가치가 중요하고, 철학이 필요하다. 

'왜'를 어떻게 전달할지가 핵심이다. 

공감과 참여를 부르는 서사가 팬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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