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너희 땅

애국심이 사람이라면 차별주의자다

by MOMO

독도는 너희 땅


애국심이 사람이라면 차별주의자다

MOMO


여객선 출입구(휠체어 사용자에게 부적합한 선박탑승시설)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말에 고개 저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나다. ‘독도가 우리땅’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독도는 너희 땅’이라는 말이 입속을 맴돌기에 저절로 고개가 저어진다.

나는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다. 하지만, 다리와 마찬가지인 휠체어를 탄 채로 독도에 가는 방법은 전혀 없다. 그게 이유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타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2016년 8월 22일 국가인권위원회는 휠체어 사용 장애인 등이 여객선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권을 보장할 것을 해양수산부·국토교통부에 권고했다. 아울러 국민안전처에는 편의시설 설치기준 마련 등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라고 의견 표명했다.

의견표명 이전 2006년 1월 28일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 이후 건조된 선박의 장애인 탑승 편의시설 미비와 탑승 거부사례가 발생하여 조사했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총 162척의 여객선이 국내에서 운영 중인데, 이 중 휠체어 승강 설비를 갖춘 선박은 11척(6.8%), 장애인 등의 이용이 가능한 화장실이 있는 선박은 13척(8.0%)으로 전체 약 93%가 편의시설이 미비했다. 휠체어 승강 설비 및 장애인 화장실 등을 의무 설치해야 함에도, 총 41척 중 휠체어 승강 설비 설치 선박은 3척(7.3%), 장애인 화장실 설치 선박은 2척(4.9%)에 불과한 것이다.

승강 설비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 보니 장애인이 여객선에 승·하선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업혀서 이동할 수밖에 없다. 탑승한다고 하더라도 선박 안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해양수산부는 관리 감독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행정처분을 한 번도 하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이에 국가인권위가 장애인도 모든 교통수단 및 여객시설을 차별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접근권을 보장하라고 의견 표명한 것이다. 이러한 의견표명에 대해 해양수산부·한국해운조합에 내린 장애인 여객선 접근권 보장, 선박‧항만시설 이용 시 인적서비스 제공 등에 대해 모두 수용한다고 했다.

수용 결정 2년 후인 2018년 7월 한 장애인 단체에서 울릉도에 가기 위해 포항 여객선 터미널을 이용했다고 한다. 승선 인원 900명이나 되는 대형여객선 임에도 접안 시설이 없어 여행객들이 휠체어를 들어 승선하는 불편을 겪었고 선박 내부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없어 150분이라는 운항 시간 동안 생리현상을 해결할 수 없었다고 한다. 울릉도에 도착해서는 접안 시스템이 있었지만, 경사로 길이가 짧아 스스로 하선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고 한다.

흔들리는 선박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승·하선하는 것은 안전상 위험할 수밖에 없고, 장애인 관점에서 타인에게 온전히 몸을 의탁하는 것은 매우 불편한 일이다. 100kg이나 되는 전동휠체어라면 도움받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이러한 불편들을 감수하고 선박을 이용하라는 것은 분명한 ‘차별’이다. 이러한 차별은 해소되었을까?

3년이 지난 2021년 현재 전동휠체어를 탄 채로 울릉도와 독도에 가는 방법을 알아보았지만, 쉽지 않았다. 차별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이다. 고객이 직접 방법을 알아보아야 하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장애인으로서도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한 시민이자 국민으로서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독도는 동쪽 끝에 있는 대한민국 국토이자 애국심의 상징이다. 국토는 땅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국경선을 통해 그 범위를 나타낸 영토·영해·영공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지표면 상의 영역으로 한반도와 3,400여 개에 이르는 섬이고 영해는 기선으로부터 12해리에 이르는 바다에 해당한다. 영공은 영토와 영해의 상공이다.

국가의 3요소는 ‘영토·국민·주권’인데 모든 국민이 모든 국토에 갈 수 없다는 것은 상당한 모순이다. 헌법에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말하고 있다. 국가가 곧 국민이라는 말인데, 국가가 주권과 영토에 가 닿을 수 없다는 것은 위 3요소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이다. 영토·국민·주권은 연결되어 있는데, 장애인만 동떨어져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애국심이라는 것도 신기루이다. 가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내 것이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2014년경 호주 시드니에서 15일가량 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시드니는 해안선이 복잡하고 섬이 많아서 선박이 매우 중요한 교통수단인데, 탑승한 선박 10대 중 10대에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었고 전동휠체어를 탄 채로 자유로이 승·하선이 가능했다.

지금의 나와 그때의 내가 “너의 국가는 어디야?”라며 서로에게 물어본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대한민국에 “독도는 너희 땅”이라고 말한다. 이제는 나의 땅도 너희 땅이 아닌 모두의 땅이 되길 바라며, 영토와 주권 위에 서고 싶다. 장애인들이 “독도도 우리땅”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용기사 : http://m.ablenews.co.kr/News/NewsContent.aspx?CategoryCode=0014&NewsCode=001420181029130253028099

작가의 이전글배려F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