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MO Mar 01. 2024

#오소리

#오소리 #그림이민호


오소리는 땅굴을 잘 파는데, 2m~8m의 큰 규모에 입구에 경사진 턱을 만들어 빗물이 못 들어오게 하고, 보조 출입구도 만들어 위기상황에서 도망갈 길을 따로 뚫어놓고, 침실과 화장실 등 여러 개의 방을 나누어 짓는다. 오소리의 굴에는 여우나 너구리, 토끼가 같이 사는 경우도 있다.


오소리가 이유없이 굴에 이들을 같이 살게 하는 건 절대 아니다. 오소리는 여우, 너구리, 토끼보다 싸움을 잘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이들의 입주를 허용하는 건 오소리가 원해서이다. 오소리 입장에서는 이들이 같이 살면 오히려 생존에 나름대로 유리한데, 이유는 굴에 방을 여러 개를 만드는데 공생하는 동물들이 사는 방이 오소리 집 출입문 근처 방이고, 절대 오소리 식구들이 사는 굴 깊숙한 곳의 따뜻하고 좋은 방을 내주지 않는다. 굴 근처에 천적이 나타나면 방도 출입문에 가깝고 사방에 널린 공생 동물들의 냄새 때문에 늑대 등 후각이 예민한 천적들의 제1 목표가 오소리 대신 이들이 되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전글 #긴팔원숭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