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여권심사대로 가니 후덥한 날씨가 우리를 맞이 했다. 드디어 왔다! 왔다! 드디어.. 라는 생각에 괜시리 기분이 흐뭇해졌다.
깐깐해 보이는 여권심사관의 패스를 뒤로하고, 사실 여권 심사 하는곳에서 모자 벗으라는 표시가 있어서 모자를 벗었건만 그분은 나를 힐끗 바라보곤 그냥 패스를 해 주었다. 어쩐지 속은 기분...
공항에서 숙소인 더 라이브러리로 가는 미니버스 티켓을 구입했다. 표를 들고 나가자 웬 무전기를 든 여성분이 표를 샀나며 나가서 왼쪽으로 가라고 했다. 그 말대로 왼쪽으로 가니 또 무전기를 든 남자분이 따라오라며 왼쪽 어딘가로 안내를 해 주었다. 표를 보고는 아 라이브러리 라고 하는데.. 내가 본 표에는 알지 못하는 외계어가…
하여튼 잠시 기다려 미니버스를 타고 버스 안에서 사람이 가득 차기를 기다렸다. 사람이 가득 차고 곧 버스는 출발 했다. 한곳에 설 때 마다 한명, 두명씩 내리고 금새 라이브러리에 도착 했다. 기사님이 라이브러리! 라고 하길래 급하게 네! 했고 기사님의 도움으로 캐리어를 내리고 숙소에 갔다!
안내데스크에 가서 짐을 날라준 분께 팁으로 1달러를 드리고 자리 앉으니 그때 시간이 10시 였다.
하지만 체크인 시간은 2시라고 못을 박으며 여기 동네 좀 돌아 다녀보라고 그러더라…ㅠㅠ
그래도 호텔 소개도 시켜 주고 여러가지 친절하게 설명도 해 줬다. 웰컴쥬스로 복숭아 아이스크림과 라임쥬스를 주던데 꿀맛이었다.
라이브러리 설명을 해주길래 종업원 분께 해변에서 아침밥 먹는건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니 아! 하며 한글로 된 아침 메뉴 주문서를 꺼내 주었다. 누가 번역을 했는지 페타치즈가 죽은태아라고 나오더라. -_-;;;
둘러 보면서 주문서 작성 하겠다고 하고 밖에 나와 앉았다. 넓은 바다 시원한 바람 참 아름다웠다.
난간에 앉아 주문서를 쓰고 있는데 웬 아저씨가 다가와서는 뭘 사란다.
이 아저씨 참.. 정감있게 말도 하길래 작은 코끼리 장식을 골랐다. 그 아저씨 왈 450바트란다.
이런데 당할 내가 아니라 비싸다 했더니 이 아저씨가 나에게 제시를 하란다. 아 이사람 고수다. 그래서 다시 아저씨께 제시 하라고 하니 430을 적는게 아닌가. 아 정말 고수다.
그래서 고민을 하고 있으니 나에게 유아 베리 섹시가이라며 베리 파워풀 뭐 그런 소리를 하더라. 아 웃겼다. 그래서 웃으며 200을 적으니 아저씨 400을 적더라.
아 노노 익스펜시브 노노 하니 다시 또 제시 하란다. 아 이아저씨가 정말 그 와중에도 허니문? 그러며 법적배우자님에게 섹시라고 하며 나에게 엄지를 척 세운다. 가격은 300- 240 - 280을 거쳐 결국 260으로 결정 되었다.
서로 유아 베리 굿 이라며 웃었고 뭔가 비싸게 산것 같긴 하지만 재미있었으니 그걸로 된듯 했다.
포풍같은 아저씨와의 조우가 끝나고 계속 주문서를 쓰고 있으니 호텔 종업원이 친절하게도 선텐베드에 가서 잠깐 자던가 라이브러리의 DVD방에 가서 잠깐 자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아임 커밍 플라이 딥 슬리핑 이라고 했다. 나와 법적배우자님과 종업원 모두 웃었다.
그리고 한번 더 내가 마이 잉글리시 레벨 이즈 차일드, 칠드런 이라고 하고 옆에서 법적배우자님이 나의 잉글리시 레벨이 베리 로우하다고 했다. 또 모두 다 웃었다.
하하하
....
주문서 작성을 마무리 하고 11시쯤 되어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11시부터 라이브러리에서 점심 식당을 한다고 했는데 소식이 없어서 바깥 구경도 할겸 하고 나갔는데 아뿔싸 우리는 한국에서 출발한 그대로의 긴팔, 긴바지였다.
아 덥다.. 더워 더워 하며 멀리 가지 못하고 사람이 많이 앉아 있는 식당에 들어갔다. 무슨 펍이 었는데 들어가고 보니 거기는 스포츠 경기를 틀어주는 그런 펍이 었다. 마침 럭비 경기를 하고 있었는데 경기가 시작하자 거기 앉아 있던 많은 양인들이 박수를 치며 경기를 보는것이 아닌가.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 싶었다.
맥주와 레몬소다 그리고 닭고기 팟타이를 시켜서 먹었는데 의외로 맛이 좋았다. 맥주는 이름이 leo 라고 했는데 먹을때는 뭔가 좀 많이 심심한 느낌이 드는데 먹고 나면 끝맛이 무언가 감칠맛이 도는 그런 희안한 맥주였다. 레몬소다도 맛있었고 팟타이도 기대 이상이었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나서 다시 호텔로 걸어 들어갔다. 호텔에 들어가니 시간이 12시 30분 정도. 더위에 지친 우리는 라이브러리의 도서관에 들어갔다. 비틀즈 관련 책도 있고 mj라는 분이 놓고 간 한글로된 소설책도 여럿 있었다. 나는 법적배우자님이 골라준 요시다 슈이치의 무슨 책을 보았고 법적배우자님은 하여튼 무슨 책을 골라서 보았는데 잠시 책을 보고 있자니 법적배우자님의 머리가 점점… 책상을 향해 점점… 금방 엎드려 자길래 깨워서 책을 놓고 밖으로 나갔다. 도서관에서 자는것 보다는 선텐배드에서 자는게 더 나을것 같아서...
그렇게 선텐베드에 자리를 잡자 어디선가 갑자기 친절한 종업원님이 나타나서 비치타올을 깔아주고 시원한 빙수같은 맛있는 음료를 주었다.
아 살것같았는데 선텐베드 중 하나는 햇살을 그대로 받고 있었다. 거기 앉아 연신 부채질을 하다가 결국 햇살이 들지 않는 선텐베드로 옮겨 갔고 법적배우님은 핸드폰으로 책을 보았고 나는 깜빡 기절하듯 잠들었다. 한 10분쯤 잤나? 법적배우자님이 이제 드디어 드디어 2시라며 체크인을 하자고 했고 난 기쁜마음에 벌떡 일어나 안내데스크로 향했다. 오 드디어 체크인이에요. 아침에 체크인 2시라고 알려준 친절한 종업원 아저씨는 안보였지만 또 다른 친절한 종업원이 우릴 안내해 줬다. 방 번호는 16호. 2층이고 조용했다. 뭐 이런저런, 에어컨, 불, 문 단속 등등 관련 설명을 해 주고 종업원씨는 퇴장 했고. 우리는 바로 옷을 벗고 샤워를 했다. 한결 살것 같았다.
샤워 후 법적배우자님은 당연하다는 듯이 야구를 틀었다. 야빠의 삶이란.. 근데 나도 같이 보고 있네..
그 사이사이 그사이에 쓴 돈도 적어 두고 여권과 비상금 등은 숙소의 안전금고에 넣어 두었다. 야구를 보다 법적배우자님은 기절하듯 잠들었고 나는 야구를 다 보고 승리를 축하하고 아침에 입었던 옷을 빨아 널고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갔다. 처음엔 티셔츠를 걸치고 열쇠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바닷가를 잠깐 걸었는데 땀도 나고 열쇠도 불편하여 다시 방으로 들어가 티셔츠를 벗어 두고 법적배우자님께 조금 있다가 문 열어 달라고 부탁을 하고는 다시 밖으로 나갔다. 한결 편안했다.
한국에서 언제 이렇게 옷을 벗고 돌아 다니겠느냐 하는 생각도 들었고 스스로의 모습에 부끄러워 하지 말자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엔 물에 들어가볼까 했지만 신혼여행 와서 혼자 놀고 있는것도 좀 그렇고 같이 노는게 좋을것 같아 물에는 들어가지 않고 백사장만 걸었다. 참 다양한 사람,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그곳에서 즐거워하고 있었다.
다시 숙소로 들어가 법적배우자님을 깨워 문을 열어 달라 했다. 그리고 한번 더 샤워를 하고 나왔다. 법적배우자님은 이제 잠에서 깨어 저녁을 먹어야 겠다고 하셨고 마침 나는 방에 있던 웰컴 과일 망고를 까먹자고 했다. 어떻게 까먹느냐고 하니 뭐 이렇게 반으로 자르고 어쩌고 저쩌고 하며 가운데 칼집을 내고 비틀고 했는데 결과는 어라 이게 맞나? 망고가 다 비틀리고 으깨져 버렸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고 않고 으깨진 껍질에서 과육을 핥아 먹고 가운데 씨에 붙은 과육도 핥아 먹었다. 정말 맛있었다. 이래서 그 옛날에 망고 망고 했구나 싶었다.
망고를 먹고 밖을 보니 하늘이 거뭇한게 꼭 비가 올것만 같았다.
하지만 밖에 무슨 축제 같은것을 준비하고 있던데 현지인들이 비올것 같으면 그런거 안하지 않겠냐고 법적배우자님께 말했고 법적배우자님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씻으러 들어간 그 순간, 밖에서 후두둑 하며 비가 왔다.
밖에 널어 둔 빨래를 급하게 걷고 에어컨을 틀고 역시 우리 법적배우자님은 비의 여신입네 하며 잠깐 앉아 있었다.
밖에 빗소리가 잦아들 무렵 밖을 보니 이미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시간은 7시쯤 되었을까 비가 어느정도 그친것 같으니 나가서 밥을 먹자 하며 숙소의 우산을 하나 집어들고 밖으로 나갔다. 먼저, 숙소 앞의 바닷가로 갔는데 컴컴한 바다 안가운데 천둥이 내려 치는 모습을 보았다. 장관은 장관인데 눈이부셔 깜짝 놀랐다. 섬광탄 맞으면 이런 기분일까. 좀 더 보고 싶었지만 아까처럼 번쩍 하는 것은 없었다. 다시 발걸음을 돌려 낮에 갔던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 숙소를 나와서 왼쪽으로 한참 걸었는데 적당히 번화한 말 그대로 관광지 같았다. 길가엔 일본식 누부 맛사지를 한다고 하는 광고 차량, 카트 광고 차량, 복싱 대회 홍보 차량 등 시끌시끌 했다. 그 중에 놀라운건 복싱대회 홍보 차량이었는데 록키 음악을 틀고 복싱 대전상대를 차에 태우고 시내를 돌고 있었다.
한참 걷다 보니 비가 거세게 왔고 마침 건너편 식당에 한글로 메뉴를 적어 놓았길래 쏙 들어갔다.
메뉴판을 보니 무슨 셋트 메뉴 1,100바트 짜리가눈에 띄었고 바로 그걸 달라고 했다. 망고쥬스와 레몬쥬스와 함께.
레몬쥬스와 망고쥬스가 먼저 나왔는데 역시 맛있었다.
그다음 홍합이 조금 나왔다. 그린홍합이었는데 소스 맛이 독특했다. 그리고 짰다. 이날 먹은 모든 음식들이 조금 짰는데 아무래도 더운 지방이라 그런게 아닌가 싶었다.
홍합을 먹고 잠깐 기다렸는데 배고픈데다가 홍합 조금 넣으니 정말 힘들어졌다. 그래서 지나가는 종업원을 빤히 쳐다보니 그 종업원이 피니시? 그러길래 황급히 예스! 를 외쳤고 그 종업원은 웃으며 홍합 접시를 치워 주었다.
그리고 바로 개인접시 위에 샐러드와 감자, 옥수수, 칠리소스와 묘한 소스 가 등장했고 바로 뒤이어 메인디쉬가 나왔다!
대충 시켜서인가 생각보다 양이 어마어마 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매우 담백한 거대한 생선 한마리, 킹프론 4마리, 닭다리 하나, 닭가슴살 하나, 주먹만한 스테이크 고기 두덩어리, 립 두개가 나왔다.
배고팠던 우리는 열심히 말도 없이 숨도안쉬고 약 40분간 퍽퍽퍽 먹어 치웠지만 결국 두 사람의 위장으론 역부족이었다. 잠시 쉬고는 종업원을 불러 법적배우자님이 풀업 어쩌고 빌지 어쩌고 하니 종업원이 웃으며 피니시? 하고 갔고 금새 차가운 물티슈를 전달해 주었다. 대단히 시원했다. 나는 손을 닦았고 법적배우자님은 목 뒤를 닦았다. 아~ 시원해 하며…
잠시 후에 다른 종업원이 왔고 그 역시 피니~시? 하고 물어보길래 오케이라고 했더니 바로 물티슈를 가지고 왔다. 나는 물티슈를 들어보이며 받았다는 표시를 했고 그는 웃으며 접시를 정리 했다.
남은 음식이 맘에 걸려 그에게 푸드 굿 하며 엄지를 치켜 세웠고 배를 가리키며 풀 이라고 하니 그 종업원이 good but to much? 라고 했고 나는 예스예스 라고 했다. 그리고 한번 더 굿 베리굿 이라고 하니 그가 웃으며 접시를 들고 갔다. 바로 빌지가 도착 했고 1,518바트가 나와 1,520바트를 주며 노챠지라고 했는데 그 종업원이 못알아 들었는지 2바트를 거슬러 주려고 하길래 내가 웃으며 바보같이 노땡큐라고 하고는 나왔다.
부끄러웠다.
그 후에 찾아 보니 노 챠지가 아니라 노 체인지 이더라.
더 부끄럽다…
그리고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고 오는 길에 엽서가 보여 굿네이버스에 후원하는 꼬맹이에게 편지를 쓰고자 엽서를 샀다. 장당 15바트, 4장을 고르고는 값을 깎아 볼까 했더니 법적배우자님이 무슨 그걸로 깎느냐고 해서 얌전히 60바트를 주고 나왔다.
마지막으로 패밀리마트에 들렀는데 재미있는 제품도 많이 보였다. 대부분 태국말로만 쓰여져 있어 사기가 망설여졌지만 지금껏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입한 통밥으로 유산균 음료와 딸기맛 환타, 병콜라 작은거를 샀다. 재미있는게 여기의 음료는 용량이 325ml이더라.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씻고 누웠다.
오늘의 지출
1, 교통(미니버스) 260바트
2. 잡화(코끼리) 260바트
3. 점심 365바트
4. 저녁 1,520바트
5. 엽서 60바트
6. 편의점 82바트
총 2,547바트
*팁 1달러
총~ 2,567바트 / 1달러 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