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이 많다. 상대의 작은 행동에도 거절하는 듯한 느낌을 잘 읽는다고 착각해왔다.
거절당하는 게 너무 무섭고, 버려지는 느낌이 들어서 먼저 요청하거나 먼저 만나자고 하는 이야기를 웬만해서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더 답답하게는, 내가 정말로 초대받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자리에는 잘 가지 않았다. 형식상, 내가 기분이 나쁠까 봐 억지로 초대한 것일까 봐.
이런 성격으로 인간관계가 편했을 리 없다. 딱히 꼬아서 듣는 건 아니지만, 거절의 느낌을 지나치게 극대화해서 상처를 사서 받았다. 친구가 많이 없거나, 있어도 나와 비슷한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저렇게 받아들이지 않는 친구들을 보면 ‘와, 신기하다. 쿨하다.’ 이 정도로만 생각했지, 내게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는 학교처럼 매일 나가서 친구들을 만나는 환경이 사라졌고, 재택으로 오래 일하면서 이런 성격으로는 친구를 사귀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적당한 초대에도 고맙게 반응하고, 새로운 레스토랑이나 야외활동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려고 했다. 가볍게라도 초대해준 친구에게는 꼭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작은 초대들이 점점 늘어났고, 그 과정에서 더 잘 맞는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다. 인생의 스펙트럼이 조금씩 넓어지는 것도 느껴졌다.
초대를 받았다면 ‘진짜 초대한 걸까? 예의상 하는 말 아닐까? 거절해주길 바라는 걸까?’ 같은 추측은 하지 말고,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자. 그리고 내가 초대하고 싶을 때도 상대의 말을 있는 그대로 듣고 받아들이자. 거절한다고 해서 ‘나랑 놀기 싫나 보다’, ‘내가 싫은가 보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사정이 있어서 거절한 것이라고 가볍게 넘기자.
인생이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런 일들에 감정을 소비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커졌다. 사실 아직도 완전히 편해진 것은 아니다. ‘나를 별로 안 좋아하면 어쩌지? 다른 친구만 부르기 어색해서 나를 끼워 넣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여전히 든다. 하지만 그 생각에 대응하는 방식은 달라졌다. 가고 싶으면 가고, 아니면 가지 않는다. 초대를 받으면 상대의 생각보다, 내가 가고 싶은지 아닌지에 집중하려고 한다.
물건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생각의 패턴을 정리하는 것도 마음챙김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흐르는 시간이 아깝고, 행복한 시간을 더 많이 만들고 싶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그게 인생을 더 가볍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