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진짜로 ! 일찍 일어날거야! - 20210109

아마 내 모든 일기에서 가장 많이 쓰인 말을 꼽자면 저 말일 것이다

by 민이

내일은 진짜로 ! 일찍 일어날거야! - 20210109

아마 내 모든 일기에서 가장 많이 쓰인 말을 꼽자면 저 말일 것이다. 일찍 일어나야지 라는 말, 내일은 꼭 일찍 일어날 거라는 말.


원체 잠이 많다. 물론 늦게 자는 것도 있겠지만 그냥 잠을 오래 잔다. 대충 일고여덟 시간쯤 자고 난 뒤에 한 번 깬다. 문제는 그러고 다시 잔다는 것이다. 그렇게 한두 시간 더 자기를 두세 번쯤 하다 보니 수면 시간이 열두 시간을 넘기는 일도 부지기수다. 딱히 더 잔만큼 컨디션이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빠지지도 않기에 계속 잔다. 조금만 더 자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매번 조금은 조금이 아니게 된다.


기상 시간을 조절하기 싫다면 취침 시간을 조정하는 것도 방법일 터, 그러나 그것도 쉽지 않다. 낮에는 왜 아무것도 하기가 싫은지, 그리고 저녁만 되면 왜 그리 집중이 잘되는지. 대부분의 할 일을 해가 지고 나서야 시작하는 나로서 취침 시간은 자연히 늦어만 간다. 그래서 오전에 할 일을 끝내고 오후의 자유 시간을 만끽하는 삶은 그야말로 로망이다.


잠도 참 많고 늦게 자는 날도 잦지만, 나름 지각 한 번 한 적 없다. 예정된 일이 있는 경우에는 매번 알람을 맞춰두고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한 보상 심리 때문인지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될 날에는 더 자게 된다. 온전한 나만의 하루가 주어진 날을 잘 활용해야지 하면서도 막상 일어나기가 싫다. 더 잘 수 있는 것도 오늘만의 특권이기에 그렇다. 물론 이 말도 방학이 시작된 후부터는 사용할 수 없게 되지만 말이다.


방학 계획표를 그리던 시절에도 하루는 지켰을까 싶다. 계획이야 재밌게 하지만 그걸 지키는 건 즐기지 못했다. 사실 지킬 생각도 없었다. 나는 항상 그런 사람이었다. 마감일이 다 돼서야 일을 시작하지만 그럼에도 매번 제출일을 지키는 사람으로서 하루의 루틴을 갖추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일찍 일어나는 건 더 그렇다. 알람을 맞출까 하다가도 며칠 뒤면 강제로 일찍 일어나야 하는 내가 불쌍해서 꺼둔다. 일찍 자려다가도 하고 싶은 일을 만들고는 이것만 하고 자야지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이게 규칙이자 내 삶의 방식인 걸까. 그렇다면 더더욱 바꾸고 싶은 현실이다.


일찍 일어나야지를 외친 지 햇수로 5년. 그래서 일찍 일어나는지 물으면 아니다. 여전히 일기에서는 일찍 일어날 것이라고 다짐한다. 언젠가는 지킬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면서. 다만 조금씩 고쳐가는 중이긴 하다. 자기 전 전자기기를 보는 습관을 고쳤고, 매일 간단한 운동을 하고 있다. 적어도 열두 시 전에는 자고 있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고 있다. 물론 아침의 정의가 조금 넓긴 하다. 나는 10시 전이면 아침이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열 시 조금 넘어서도 아침이라고 뭉뚱그리기도 한다.


어찌 되었든 나아지고 있다. 정말 언젠가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 오전에 할 일을 전부 끝내는 그런 삶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조금씩 바뀌다 보면 조금은 조금이 아니게 될 것이다. 어쩌면 그날이 와도 더 일찍의 삶을 꿈꿀 수도 있겠지만, 그건 내가 사람이기에, 언제나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라는 나이기에 당연할 것이다. 꿈을 꾸는 사람은 분명 꿈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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