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안 변했네

by Minionii



2년 반 만에 회사 셔틀버스를 탔습니다.

차가운 아침 공기 속에 서 있다가

따뜻한 버스 안 공기에 들어선 순간

정신이 퍼뜩 드는 것은,

찬 공기 때문일까

혹은

오랜만의 낯섦 때문일까 헷갈립니다.

버스 좌석에 몸의 힘을 빼고 등을 기대어 앉습니다.

그제야 익숙함이 밀려옵니다.

창틀 너머로 보이는 풍경에

설렘과 긴장감을 함께 느낍니다.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오랜만에 사내 풍경을 마주했습니다.

어쩜 하나도 변한 게 없습니다.

건물도 나무도,

셔틀버스 주차장 관리인의 호루라기 소리까지 그대로입니다.

변한 건 사람들뿐입니다.

함께 일하던 동료들은 자리를 떠나고

낯선 얼굴들 사이에서 어색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는 얼굴들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

점심 식사를 함께 하기로 한 언니를 기다리는 동안

회사 캠퍼스를 거닐어 봅니다.

햇볕이 따스하고 바람도 선선한 데다

가을 단풍을 저마다 뽐내고 있으니

단풍놀이를 하러 온 기분입니다.

휴대폰에 붙은 보안 스티커만 아니면,

알록달록한 나무들을 하나하나 찍어뒀을 텐데

아쉽지만 눈에 담아 두기로 합니다.

사내 보도블록 위를 딛고 있지만

이 순간을 나들이처럼 느끼는 나를 보니

제 마음속에 복직이란 녀석은

아직 멀리 있나 봅니다.

복직일까지 남은 날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

8년 전 중국 시안 연수 시절로 돌아가,

여중생 마냥 깔깔거리며 웃습니다.

모든 게 조금은 달라졌지만

내 웃음만큼은 그때 그대로였습니다.

한 달 후에도

오늘처럼 환하게 웃고 있기를.

덧) 왕복 80km의 피로도 역시 여전하네요.


작가의 이전글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