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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칠레워홀러 May 11. 2020

칠레에서 한국어 과외 알바하기

서른 살에 떠난 칠레 워킹홀리데이 17. 과외 알바


막 처음 산티아고에 적응할 당시, 이 곳 구직 사정을 차츰 알면서 깨닫게 된 건 한국어 과외를 구해야겠다 였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며 대학 때부터 늘 여행을 가기 위해, 생활비를 벌기 위해 7년 이상 했던 것도 과외였고, 비록 한국어교원 자격증은 없지만 태국에서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1년 동안 한국어를 가르친 경험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적은 시간을 들이고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스페인어에 대한 목표도 생길 겸, 과외는 나에게 가장 나은 대안이었다. 하지만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딨으랴. 과외를 구하는 여정도 쉽지 않았지만 인고의 노력 끝에 결실을 맺었던 칠레에서의 한국어 과외하기 경험을 나누어보려고 한다. 





인내를 가져라

칠레는 한국처럼 과외사이트나 학생을 매칭 해주는 그런 서비스가 전혀 없다.(지금은 생겼는데 내가 못 찾는 것일지도.. 칠레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많이 활성화되어 있다) 간혹 한국어를 배우려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지인들을 통해서 한국어 과외를 하거나, 혹은 칠레에 오래 거주한 교포들이 한국어 과외를 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고전적인 구직 광고인 벽보 등을 이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과외 학생을 찾아보자는 마음으로 한국어 수업 봉사활동에 참여했다(산티아고에는 UCEN, 그리고 세종학당 등이 있다) 하지만 이미 학기 단위로 돈을 내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보충 수업을 권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일단 학기가 끝나고 다음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약 2달여간의 쉬는 시간에 구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부지런히 학생들을 도와주면서 친해졌고, ‘혹시 주위에 한국어 개인적으로 배우려는 친구 있음 소개해줘!’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인지도도 없고 칠레에서의 친분도 적었던 나에게, 첫 과외 구하기는 쉽지는 않았다.
 
 
 
 


찾다 보니 뜻하지 않게 찾아오는 기회들

하지만 기회는 의외로 다른 곳에서 찾아왔다. 지난번 kpop으로 배우는 한국어 유튜브 채널(치코스)을 보고 페이스북 페이지로 문의가 와 연락을 주고받고는 수업을 곧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로도 우연히 한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일을 하기 위해 kpop 콘서트장을 찾았다가 ‘혹시 한국어 과외해줄 수 없어?’라고 물어보는 경우도 있었다. 안타깝게도 당시에 주말 과외를 하고 있어 무리였지만 어떻게든 일단 연락처를 받아놓은 다음 다른 워홀러에게 소개해줬다. 사실 늘 이런 경우를 기대하기는 쉽진 않지만 이렇게도 구해진다는 걸 말해두고 싶다. (과외의 단점 중 하나는 일정치 않은 프리랜서 같은 일임을 잊지 말자)
    




칠레 평균 과외 시급 및 수업 방법

한국이나 칠레에는 과외 평균가가 존재한다. 선생님의 경력이나 어떤 수업에 포커스를 두느냐에 따라 가격이 정해진다. 실제 주위에 델레 시험을 목표로 스페인어 개인과외는 평균 시간당 2만 페소 정도. 물론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한국어 과외를 받는 학생들의 시간당 평균 1만 5천 페소에서 많게는 2만 페소 사이 정도이다.
 나 같은 경우에 시간당 1만 5천 페소, 그리고 중요한 장소를 마이 푸 집으로 정했다. 다행히 학생이 가능하다고 하여(집이 발파라이소라 어차피 산티아고로 올 작정이었는데 마이 푸 근처에 버스터미널이 있다) 시끄럽고 불안정한 카페보다는 조용한 집에서 하는 게 훨 이득이었다. 위에 언급했던 거와 같이 월말이나 월초에 과외비를 받는 게 아니라, 매시간 끝날 때마다 현금으로 15000페소씩 받아 주말에 쓰는 생활비로 정말 요긴하게 쓰고 있다. 이젠 없으면  허전할 정도..



수업은  UCEN에서 한국어 수업 때 쓰는  열린 한국어 교재. 다행히 학생이 이전에 중급 이전까지 수업을 들었던 학생이라 완전 기초는 아니었다. 마침 같이 사는 가보도 한국어 수업을 하고 싶어 하길래 미리 수업 준비 겸 가보랑 같이 공부하고(모르는 단어는 스페인어로 적어놓고) 과외 수업을 진행한다.
 




 
 칠레에서 과외 구하기. 마음 같이 쉽지는 않았지만, 분명 구했고 지금쯤이면 더 많은 한국인들이 칠레에서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운 좋게 과외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조급하지 않게 찾다 보면 기회는 반드시 오게 되어 있다고 믿으며 단지 그걸 기다릴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인 듯하다. 과외를 더 할 순 있었지만 곧바로 일을 구했기 때문에 여력상 주말에 하나 정도 하고, 문의가 오면 주위의 워홀러들에게 소개해주기도 했다. 그러니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볼 것! 입소문이 난다면 주위에 또다른 친구를 소개해줄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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