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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예술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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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Apr 20. 2016

거북이와 토끼

민네이션 우화, 현실을 비꼬아 보기

거북이와 토끼가 달리기를 했다

거북이는 열심히

달렸다


곧 토끼가 보이겠지?

엇!!

그런데 아무리 달려도

결승점이 다 왔는데도

토끼는 보이지 않는다


이럴수가 ?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앗싸 아무튼

토끼보다는

내가 먼저 결승점에 들어가겠지?


얏호!!


그런데 결승점에 도달하기 바로 전

토끼가

거북이 등에서 뛰어내려

결승점을 통과했다


토끼는 시작부터

껑충 그러나 사뿐히

거북이가 모르게


거북이 등에 타고

거북이가 힘겨운 발걸음을

내딛는 동안

거북이 등에서 잠자고

쉬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했다


그리고

기회를 잘 봤다가

결승점에 도착하기 바로 전에

등에서 뛰어내려

결승점에 도착한 것이다


우리의 삶이 이렇지는 않은가?

우리는 누군가의 노동위에 서 있다


그리고 그 노동이 우리를 결승점까지

데려다 주는데도 그것에 대한 고마움도 없이

안타까움도 없이

열심히 나를 위해서 살아 간다


열심히 나를 위해서 실력과 능력을 쌓고

스펙으로 무장한다


그리고 이젠 내가 나서야 할 때

기를 펼 때라고 생각하면


거북이의 등에서 뛰어 내리듯이

나를 여기까지 있게 해준 사람들의 등에서

내려서 결국은 유익을 취한다


더 문제는 토끼가 거북이의 등에 타있는 동안

결혼하고 아들 딸을 낳는다면

그 아이들은 더더욱

이 구조가 왜 잘못되어 있는지 모른다


그리고 부모들의 적당한 조언을 듣고

결승점이 가끼이에 올 때 거북이 등에서 뛰어내린다


오늘 하루도 수 많은 이들이 땀흘리며

거북이의 걸음을

하고 있을 때

또 어떤 영리한 이들은

그 거북이 등에서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도

수 많은 이득과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는다


거북이가 너무 힘들어 병에 걸리고 다치면

다른 거북이로 갈아 탄다


땡!!


아침이 시작되는 이른 아침부터

늦잠자는 토끼를 테우고 거북이는 걷는다


부지런히

죽을 때까지 토끼가 자기 등에 타 있는지

모르는 거북이들도 즐비하다


거북이들의 땀이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내는 동안


토끼들의 땅놀이로

강남의 빌딩들은 하나 둘 늘어났다


거북이들이 못살겠다고 모두다 뭉쳤을 때

토끼들은 늑대를 시켜서

거북이등을 다 뒤집어 놓았다

그리고 청계천에서 성남의 어느 구석진 계곡에 가져다 놓는다


그리고 거북이들은 어둑어둑한 동굴에서

서서히 죽어간다


슬픈일이다

아직도 이렇게 슬픈 일들은

매일아침마다

반복되는 것이

가장 슬픈 일이다


거북이와 토끼가

오늘도 달리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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