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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예술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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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Apr 24. 2018

인생과 역사

닮아있는 두가지의 시간

https://www.youtube.com/watch?v=tpRzwh5OBs0

플레이상태에서 글을 따라서 읽어보시길.


길을 따라가다 보니 또 여기다

생각을 놓고 걸어오다 보면 항상 이 지점이다


너와 내가 태어난 곳

우리라는 역사가 시작된 곳


인간이라는 이름이 불려진

문명의 여명에서 나는 노래를 불렀다


흥얼거리는 노랫소리에 맞춰서

인생들의 그림자가 회전한다


무의미와 무의식을 넘어서서

보여지는 것들이 하나로 연결된다


흐릿한 기억 속에서

남아 있는 인류의 시원


나는 어딘가를 날아다니고 있었고

인생의 깊은 수중에서는 알 수 없는 빛이


세상을 비추이고 있는 찰라

모든 것들의 이름이 정해진다


암흑과 빛이 공존하던 시기

인간과 자연이 하나였던 시간


감각과 기억이 한자리에 둘러 앉아서

서로를 응시하고 있는 언덕에서




나는 하염없이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해질녘 가까이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달빛의 그림자가 빙글빙글

돌아서 내 발 앞에 앉았다


태양이 지나가고 밤이 되니

달이 뜨고 새로운 우주가 시작된다


하나의 인생이 하나의 역사 같다

서로를 인지하던 인류의 초기를 넘어서


서로에게 적대감을 품던

계곡에서의 전투가 있었다


신을 위해서 높은 신상을 만들어서

인간을 위한 제사를 드리던 때가 지나고


인간의 머리에서 나오는 것들이

가장 높은 가치로 추앙받던 시기가 온다


머지 않아 그 가치를 지폐로 바꾸어서

축적하는 방법을 알아낸 역사에서


인간은 다시 자연속으로 들어가 숨고선

그림자들의 잔치가 시작된다


인간의 아침과

역사의 아침은 닮아 있었다


나는 아침에 눈을 떠서

내가 누구지?라고 물으면서 시작하다가


지하철 9호선에 뛰어들어가는

이들에게 적대감을 품는다


하루를 결정짓는 심각한 4칸짜리

철장안에서의 전투였다


출근하고 컴퓨터 앞에 앉으니

정신과 상상력의 싸움이다


누군가의 기획의 누군가보다 낫다면

그것이 바로 인생의 승리가 된다


그 가치는 곧 다시금 지폐로 환산되어

성과급으로 통장에 꽂힌다


하루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내 버리고는

나는 다시 공원을 달린다


풀벌레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지나가는 모기소리도 향기롭다


아침의 태양이 지나가고

밤의 달이 뜨는 사이


인류의 역사와 함께

나의 일상도 흘러간다




인생은 회전목마 같이

작게 자전을 그리면서 돌다가


역사는 행성의 궤적같이

크게 공전을 그리면서 우리를 태우고 돈다


돌고 도는 인생의 한가운데

나는 의미를 찾아 다니는 나그네가 되어


하나하나를 들쳐보다가

나의 시간을 들쳐보고선


놀라서 뒤로 물러난다

앞으로만 달려가던 걸음에서


뒤로 물러가면서 보여지는

나의 궤도의 기억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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