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위 Dec 14. 2023

운전면허.갱신.몸을 움직임

"이제 진짜 갱신해야 해."

 

 오늘은 운전면허갱신을 하러 간다. 넉넉한 여유기간을 핑계삼은 귀찮음으로 12월까지 와버렸다. 해맑고 따뜻한 날 다 버리고 춥고 비 내리는 아침 집 밖을 나서게 됐다. 더 방치했다가는 아까운 과태료를 내야 하니 어쩔 수 없다. 그사이 건강검진 내역의 인정기간도 지나버려 병원에 들러야 하는 번거로움이 이자로 붙었다.


 강릉아산병원에서 적성검사라 불리는 시력검사를 했다. 안경을 껴서 교정시력을 검사하는데, 시력에 문제가 있어 부적격 판정을 받는 망상을 한다. 오늘따라 숫자가 잘 안 보이는 기분이 든다. 3분. 나는 적격 판정을 받고 운전면허시험장으로 향했다. 최근 사진을 제출하고 면허 갱신 신청을 했다. 이번엔 사진 속 얼굴이 나와 달라 문제가 되는 망상을 한다. '본인 맞으시냐' '사진 다시 찍어 오세요' 따위의 귀찮은 일을.


"면허증 나왔습니다."


 5분. 새로운 사진이 박힌 깨끗한 면허증이 나왔다. 일 년 묵은 귀찮음이 한 꺼풀 벗겨지니 가벼운 마음이다. 갱신은 '기존의 것을 고쳐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한자는 다르지만, 갱신의 또 다른 뜻은 '몸을 움직임'이다. 1년을 귀찮아했던 10분의 움직임으로 새로운 10년의 운전자격을 보장받았다. 몸을 움직이면 고쳐 새롭게 된다. 귀찮은 나야. 밖으로 나가자. 글을 쓰자.

 

매거진의 이전글 경포호.산책.사천해변 오버더레인보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