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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나메나 Jun 08. 2020

Love & Peace

 오랜만에 내가 올렸던 글들을 쭈욱 훑어 봤더니 다 비슷비슷해 마음이 우울하다. 여자친구를 사귀기 전에는 불안을 노래하는 글이 대다수였는데 이제는 다짐과 연애편지로 가득 채워진 듯하다. 사랑을 노래하는 것은 좋지만, 다짐만 되내이는 것은 많이 거슬린다. 나-맞춤형 자기계발 에세인가.다른 글을 써야할 필요성이 있다.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에 가끔 놀러가면 나는 새삼 놀라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자신'에 대해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보와 자기계발적 글 말고도, 말그대로 '감성 에세이'에서도 그들은 보편적 감정을 노래한다. 태생이 자의식 과잉인 나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요즘 라이크를 많이 받고 있기도 하거니와 "더 널리 읽히고 싶다."라는 마음이 강하게 들기에 나도 그런 글을 써보려고 한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처음부터 실패한 글이다. 서두에 다짐을 안해야 한다는 얘기를 써놓고, "이런 글을 써야지!"를 말로 표현한다니 정말 웃기는 놈이다. 하지만 이 놈을 나는 사랑한다. 나는 글에서 나를 표현하고 싶다. 그렇다면 나를 얘기하는 것을 베이스로 가지며 그것을 토대로 보편적 가치들로 승화시켜야하지 않을까. 나는 그것이 부족했다. 


 사랑과 다짐은 불가분의 관계지만, 너무 밀접할 경우 좋지 않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한다. 글은 머리로 쓰는 것인데 이토록 사랑과 다짐 평화만 했다니... 사랑과 전쟁이 근 1000회를 이어갔고 우리 부모님 세대가 "저 죽일놈, 죽일놈." 했던 것이 살짝 이해가 간다.  저번에 썼던 대로 나는 글로 생각을 정리하기에, 다짐을 조금 덜하기로 한다. 내가 자주하는 말이 있다. VIBE. 바이브대로 가자.


 흐르는 물처럼 가라는 노자의 상선약수란 말도 있지 않나, 내가 술만 마시면 주구장창 떠드는 Love & Peace 라는 단어도 있지 않나. 그런데 나는 Love & Resoultion을 실천하고 있는 것 같다. 너무 많은 다짐의 전시는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며, 의미를 퇴색시킨다. 무엇보다 "내가 불안하다는 것"을 광고하는 꼴이라고 밖에 볼수가 없다. 하지만 평화는 다르다. 평화를 노래하는 것, 언제나 사랑받는 글의 주제일 것이다. 말했듯이, 내 얘기에서 멈추지 않겠다. 더 큰 무언가로 승화시키자! 다짐 마지막으로 하겠다. 사랑으로 가자. 평화로 가자. Love & Peace다!


 나는 평화를 "별 일 없는 상태" 라고 정의한다. 만약, 딱 하나, 우리에게 별 일 아닌 것이 필요하다면 Love, 사랑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Love & Peace를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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