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필요한 3~5분
이 글은 최근 서비스 디자인 네트워크(Service Design Network) 매거진 Touchpoint의 'Experience Prototyping'호 (vol.11 no.2)에 기고된 An Exciting Time to be a Wizard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우리는 오늘날 이전에 없었던 기술의 발전 속도와 범위로 인해 미래를 더욱더 예측하기 힘든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특히 클라우드, 5G,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의 인터랙션,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으로 기존의 없던 새로운 경험들은 높은 불확실성을 지니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사용자 참여 워크숍, 테스트 등의 방법론들을 통해 사용자와 함께 풀어나가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는 디자인 과정에서 사용자의 참여를 통해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불확실성이 높은 새로운 경험들을 테스트를 하여 사용자와 함께 아이디어를 검증하거나, 새로운 발전 방향을 도출하여 실패 가능성을 줄임으로써 실제 서비스, 제품의 성공 요소를 도출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것과 같이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사용자를 디자인 과정에 참여시키는데 어려운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디자인 프로세스를 짧게 많이 반복하여 발전시키는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최신 기술이 접목되어 동작하는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그 테스팅 환경을 구축하는 데에 많은 노력, 시간이 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AI 어시스턴트 기반 스피커의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위해 스마트한 인터랙션 환경을 구축한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이 들 것입니다.
앞으로 디자이너가 마법사가 되어야 합니다. 정말 마법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아닌 사용자가 참여하는 테스트에서 만큼은 마법사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럼 어떻게 디자이너가 마법사가 될 수 있을까요? 이 글은 프로토타이핑 기법 중 하나인 위자드 오브 오즈 (Wizard of Oz) 프로토타이핑에 관한 글로써, 어떻게 위자드 오브 오즈 프로토타이핑 기법을 통해 최신 기술이 접목된 서비스를 사용자들과 함께 빠르게 테스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합니다.
위자드 오브 오즈 프로토타이핑이란 <오즈의 마법사>에서 마법사가 커튼 뒤에 숨어서 환경을 조작하여 도로시를 속인 것과 같이, 우리가 생각하는 경험을 테스트 참석자에게 시뮬레이팅 하여 그 경험이 실제와 같이 느끼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단순히 그 테스트에서 사용하는 프로토타입을 전달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얻는 것이 아닌 프로토타입 기반 환경에서의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경험을 제공하여 테스트하는 데에 목적이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디자이너는 프로토타입을 기반으로 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테스트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사용자 중심 디자인에서 혁신을 위해 고려해야 할 세 가지 요소 사용 가능성(desirability), 기술적 실현 가능성(feasibility) 그리고 시장에서의 적합성(viability) 관점에서 디자인 프로세스의 각 단계에서 사용하였던 경험을 수행했던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프로젝트 개요: AR글라스를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안하는 프로젝트로, 사용자가 자신의 물건을 사용하는 모습을 광고의 콘텐츠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디자인 프로세스 각 단계에서 위자드 오브 오즈 프로토타이핑 기법을 사용하였습니다. (프로젝트의 성격과 방향에 맞게 제 경험을 적절하게 사용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 개인적 사진을 사용하였지만 사진들은 무단으로 공유하는 것을 금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할까?
프로젝트를 수행 당시 구글의 AR 글라스가 사생활 문제에 대한 이슈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먼저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남들과 공유하는 것에 괜찮을까?”에 대한 현실적인 검증이 먼저 필요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안경테에 카메라를 달아서 끼고 다니며, 일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에게 이 장치는 AR글라스와 같은 기능을 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카메라는 작동하지 않았고, 동료 중 한 명이 저를 따라다니면서 사람을 만났을 때 주변에서 몰래 그 모습을 최대한 제 시야에서 찍어주었습니다. 이후 그 사진들 중 AR 글라스로 찍힌 것처럼 보이는 사진들을 추려 저와 이야기했던 상대들에게 이 사진을 보냈습니다. 당시 그들이 입었던 옷, 마셨던 음료수 등을 홍보하기 위해 이 사진을 공유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지 묻고, 있다면 그 범위는 어떠한지 설문을 통해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발전시켰습니다.
앞선 테스트와 설문을 통해 같은 소셜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 가진 즐거운 경험에 대해서 이를 공유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것을 확인하였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두 번째 테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사람들의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공유할 수 있을까?
저는 한 전시장에서 사진의 장비를 끼고 관람객들과 소통을 했습니다. 이 장비는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그리고 뇌파인식장비로 구성되어있으며, 제가 행복감을 느낄 때 사진을 찍어 디스플레이로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하지만 관람객들에게는 AI알고리즘으로 카메라에 보이는 사람들이 행복해할 때 얼굴을 인지하여 사진을 찍고 이를 분석하여 실시간으로 본인들이 입은 옷, 낀 안경들의 브랜드 홍보를 위해 사용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반응을 살폈습니다.
전시장에서 관람객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그들이 찍힌 사진들을 광고로 사용하여 그들이 광고 모델이 되는 것에 대한 의견과 설문을 할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그들의 경험이 담긴 사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브랜드 로열티와 함께 보상이 필요할 것이라는 결론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시장에서는 사람들이 이러한 아이디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앞선 두 번의 테스트를 통해 얻은 같은 소셜 그룹에 속한 사람들끼리 즐거웠던 적절한 브랜드 충성도를 가진 브랜드의 경험을 사진으로 공유하고 이를 위해 적절한 보상이 주어진다면 오늘날 시장에서 사용자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SNS를 이용하였습니다. SNS에 이 서비스가 실제로 작동하는 것과 같이 서비스 페이지를 만들고 포스트를 올려 이를 SNS 광고 서비스를 사용하여 잠재적 고객층이라고 생각한 타깃을 지정하여 홍보를 하고 이에 대한 리액션으로 시장 적합성을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평균 SNS의 광고 클릭 횟수, 좋아요 횟수의 약 100배의 리액션을 얻음으로써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위자드 오브 오즈 프로토타이핑 기법은 다양한 형태와 방법(Fake Product, Interaction & Service)으로 디자인 프로세스 전반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프로토타입에 대한 테스트가 될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비스의 프로덕트를 기반으로 사용자 간의 인터랙션을 통해 생성되는 경험을 전달함으로써 반응을 살피고 의견을 도출하여 서비스의 실패의 가능성을 줄이는 데에 목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많은 것들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오늘날 사용자의 사용 가능성(desirability)과 시장에서의 적합성(viability) 관점을 테스트 하기에 적합합니다. 핵심은 잘 작동하는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보다 경험을 전달하는 것에 있으며 이를 통해 많은 디자이너들이 마법들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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