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썸은 느낌이 달라..!
20대, 30대에는 마음에 드는 사람과 썸이 망하면 내 탓과 후회를 하면서 좌절하곤 했다.
40대를 바라보면서 내 또래를 만날 가능성이 점점 적어지다 보니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와도 한번 더 만나보게 되고, 만나다 보면 오히려 상대가 나를 재고 따지며 평가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예전 같았으면 ‘미쳤나?‘ 입에 거품을 물고 자존심 상해했을 것 같은데, 사람들은 각자 선호가 다르고 40년 정도 산만큼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놀라울 정도로 자신만의 취향이 확고해진다는 걸 전제하기 때문에, ‘뭐, 그럴 수도 있지.‘ 한다.(사실 ‘저러니까 장가를 못 갔지.’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나도 할 말 없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여자로서 자존심이 상할 때는,
1. 왕관의 무게를 견딜 준비가 아직 덜 된 사람인가 보군?(나는 공주니까. 나이는 관계없음. 한 번 공주는 영원한 공주임.)
2. 39세에도 썸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니, 좀 재밌고 짱인듯..?
이렇게 정신승리를 하다 보면 상대를 향한 분노가 사그라들면서 툭툭 털고 잊어버리는 매직을 경험한다.(심지어 간만에 이런 감정들을 느끼게 해줘서 고마워짐)
더 이상 관계에 집착하지 않고,
누가 날 싫다 해도 그러려니 하고,
아직도 막막하긴 해도 어느 정도는 인생의 청사진이 그려지고,
그동안 쌓은 경험치로 꽤나 강력한 멘탈이 되어가는,
현재 39세의 삶을 나는 무척이나 사랑한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피부가 늙는 걸 제외하고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행복해지고 있다.
그동안 일만 하느라 연애 같은 건 생각도 안 했는데, 썸인지 얼척인지 알 수 없는 경험 덕분에 다시 조금씩은 즐기면서 살아보려 한다.
노처녀 동지들,
나이 먹었다고 기죽지 않고 make ourselves out there 해서 재미있는 썸 많이 만드시기를 (저 스스로를 포함) 응원합니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