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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과마눌 May 10. 2024

우린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르지

메릴랜드 가볼 만한 곳

오래된 철쭉나무에 꽃이 한창일 것이라는

소문 듣고 찾아간 곳이다.

한창이었을 것이다.

일주일 전에는.

그래도 나선 걸음에

남아있는 분홍을 담아본다.

꽃 또한 피해 갈 수 없는

생로병사

지는 꽃에서

마음 한 구석 무너져 내릴 수 있는 건

그간 마구 흘려보낸 계절 덕분이다

가는 길

스스로 주단을 깔고 떠나간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기쁨이 아니면, 슬픔

사람이 길을 만나면

꽃길 아니면, 또, 꽃길

우린 늘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르지. 

그러면 어떠랴.

심장 한구석 희로애락 버튼이 눌리우면

어디인들 한 구석 안 이쁜 곳 있으랴.

산책하기 딱 좋은 규모의 정원인 데다가,

한적한 평일이니,

중국인 할배 할매가 근처 실버타운에서 마실을 나오셨다.

붉은 철쭉에 중국말이 섞이니 잘도 어울린다

호숫가가 철쭉정원 옆으로 있다.

철쭉정원이 호숫가 옆에 있든가?

상수원 옆에 정원을 조성했으니, 후자가 맞겠다.

밑으로 댐이 있고, 피크닉 장소가 있어

댐뷰를 조망하며 괴기를 구울 수 있다.

차분하니, 잔잔하니,

가고 오는 계절 앞에 홀로 무덤덤한 호수를

나는 메릴랜드 두물머리라고 불렀다가,

메릴랜드 양수리라고도 불렀다가,

양평, 가평, 온타리오, 뭐 뭐 하고 건드려 불러 보았다.

레이몬드 할배에게 감사를..

멋진 생각은 언젠가 꽃을 피우죠.



#사월말에_가볼 만한_곳

#메릴랜드

#brighton_azalea_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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